사진은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난달 한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5조7000억원에 가까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수준의 유출이다. 비상계엄 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지면서 ‘셀 코리아’ 현상이 강화된 탓으로 풀이됐다.
15일 한국은행이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38억6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순유출은 한국 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순유출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0년 3월(-73억7000만달러) 이후 최대이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472.5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5조6839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12월 외국인 주식자금은 25억8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같은 해 8월(-18억5000만달러), 9월(-55억7000만달러), 10월(-41억7000만달러), 11월(-29억5000만달러) 등에 이어 다섯 달 연속 순유출이었다.
한은은 “국내 반도체 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글로벌 금리 인하 지연 우려 등으로 주식자금 순유출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12월 외국인 채권자금도 12억8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해 11월 8억1000만달러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전환됐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2월 월평균 36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34)보다 2bp 높아졌다.
다만,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이 한창이던 2022년 10~11월(59bp)이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있었던 2023년 3월(43bp)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