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여파 수입물가 3개월째 상승

작년 12월 전월비 2.4% 상승
원재료 이어 자본·소비재도↑
소비자물가로 전이 가능성



계엄 여파 등으로 원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수입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 가능성도 제기돼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12월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10월(2.1%)부터 오르기 시작해 12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7.0%나 급등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오른 탓이 컸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월 1434.42원을 기록해 11월(1393.98원) 대비 2.9% 뛰었다. 15일 새벽 2시 환율은 1462원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날 환율도 1460원으로 개장해 여전히 불안한 환율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12월 두바이유가는 월평균 배럴당 73.23달러로 11월(72.61달러) 대비 0.9% 올랐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12월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이 다소 컸기 때문에 원화 기준으로 상승한 결과가 나타났다”며 “1월에 들어서도 환율이 오른 상태이고, 국제유가도 다소 뛰어서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3.0% 뛰었다. 특히 커피는 9.7%나 올랐다. 중간재는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2.2% 상승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2.1% 올랐다.

커피 수입물가 상승에 대해 이 팀장은 “원산지인 브라질이나 베트남 가뭄 등 기상 악화로 인해 누적된 작황 문제가 수개월 누적돼 있다”며 “공급량 부족에 대한 우려까지 이어지면서 상당 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4년 수입물가는 2023년 대비 2.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안정 목표치인 2%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준이나 2022년(25.9%)과 같은 거센 오름세를 나타내진 않았다.

문제는 수입 물가 상승이 후속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팀장은 “수입물가는 수입 소비재 가격 외에도 국내 생산에 사용되는 수입재 조달 비용을 높여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출물가도 고환율과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받아 전월대비 2.4% 상승했다. 전년동월비로는 10.7%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2.7% 올랐고, 공산품이 화학제품, 석탄및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2.4% 상승했다.

특히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4년 수출물가지수는 2023년 대비 6.2%나 뛰었다. 이 팀장은 “수출물가의 핵심인 반도체 가격 자체가 많이 상승하면서 수출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입물가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수출물가보다 많이 받는데 국제유가가 연간 기준으로 3.1%나 떨어지면서 수입물가의 상승 폭을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수출물량지수는 12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차금속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동월대비 6.5%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는 7.8% 뛰었다. 2024년 연간으로는 수출물량지수 및 금액지수가 각각 5.6%, 7.5%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기계및장비 등이 증가해 5.5%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1.9% 올랐다. 연간으로는 수입물량지수 및 금액지수가 각각 0.5%, 2.2%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 가격(-3.5%)은 하락하고 수출가격(1.2%)은 상승해 4.8% 뛰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6.5%)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4.8%)가 모두 상승해 11.6%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2024년 연간으로는 순상품 및 소득교역조건지수가 전년대비 각각 3.5%, 9.3% 상승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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