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반대하면 다양한 능력으로 소통해 풀어내는 게 능력”
한덕수 “정치권 국민만 위해 대화·협력해야…여야 없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15일 “이제야말로 과거에 그랬듯이 우리 정치권이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정말 대화·협력해야한다”며 “여기서 여야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정말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증인으로 출석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께서 옛날 경험을 다시 회고하면서 말씀하셨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발언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무위원들이 (계엄을) 적극 동조한 것이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인지 반복적인 질문이 나오는데 단호하게 그부분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한 총리가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에서 안규백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
이날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한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야당의 입법독주 등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을 두고 과거 자신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했던 경험을 들어 일갈했다.
그는 “여야가 이런(소통)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주체가 누구입니까? 여당이다”라며 “야당과 이야기가 안되면 국회에 와서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여야 관계에서 어느 집권당 대통령이 야당을 만나고 싶어 하겠는가”라면서도 한 총리를 향해 “(야당이) 설득이 안 되면 징그럽게 설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 출신인 한 의원은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 적어도 일하면서 그렇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개인적으로 만난 야당 의원이 90명이 넘는다”며 “초선 의원들을 현안별로 쫓아다녔다. 당시 어떤 야당 대표는 ‘징그럽다고 오지 말라고’ 했을 정도”라고 했다.
야당과 대화를 위해선 정부·여당의 끊임없는 설득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 의원은 “야당이 반대하면 다양한 능력으로 소통해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정부·여당의 능력”이라며 “그것을 자기들이 못해놓고 야당탓을 한다는 것은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전날 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군과 경찰 관계자 대부분이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받는 것을 두고 “정말 안타깝다. 다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한가”라고 했다.
이어 “정말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것은 (윤 대통령이) ‘나 때문에 놀랐을 국민께 죄송하다. 나의 지시에 따른 경찰, 군인 분들보다 내가 더 책임이 크다. 내가 책임을 통감한다’며 수사기관에 나갔더라면 오늘 같은 모습을 보였겠나”라며 “저희가 정말 국정조사를 하면서 (조사 내용을) 마음에 새기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근본 요인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 총리도 여야 협력을 촉구했다. “방금 야당 간사이신 한 의원께서 제가 총리로서 우리 국민한테 (하고 싶은) 필요한 말을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국가가 처해 있는 상황, 앞으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세계적인 추세, 경제, 금융시장 이런 것으로 봤을 때 정말 심각하다”며 여야 대화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