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전반 부진 속 개인·외국인 순매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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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이 고환율과 여객기 사고 여파 등 겹악재에 직면한 항공주를 담고 있다. 이달 여행 성수기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노선 반등과 화물 고운임 기조 속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유가 안정 전망도 긍정 요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 주가는 지난해 말 사고 발생 이후부터 전날까지 10.84% 감소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과 진에어도 각각 1.29%, 1.72% 하락했다. 주가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경쟁 저가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11.9% 올랐다.
항공주는 지난달 정치 불안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에 여객기 사고 발생으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했다. 특히 제주항공 사고 발생 다음날 저가항공 3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재혁 LS증권 연구원은 “항공 여객 센티먼트(투자심리)의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팬데믹의 긴 터널 이후 2년간의 회복을 거쳐 2025년 비로소 구조적성장을 기대하던 항공 섹터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이 증폭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악재 속에서도 정작 개인외국인 투자자들은 항공주를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부터 전날까지 대한항공을 각각 251억원, 292억원 사들였다. 제주항공은 개인과 외국인으로부터 각각 69억원, 25억원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진에어도 개인(44억원)과 외국인(13억원) 모두 순매수세였다.
전통적인 겨울 성수기 시즌이 돌입하면서 겹악재를 상쇄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은 813만7000명으로 전년대비 16.5% 늘었다. 일본과 미주, 동남아 노선이 각각 전년 대비 16%, 17% 12% 증가하면서다. 방학, 연휴 영향으로 가족 단위 여행 수요가 재차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4분기는 화물 성수기 시즌과 맞물린 컨테이너 운임 강세로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4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할증료 하락, 항공기 공급 증가로 항공사들의 운임이 전년대비 하락한 것으로 보이나, 2025년 1분기에는 재차 강세로 전환 기대된다”고 했다. 중국 노선도 ‘무비자 효과’로 지난해 11월 부진을 딛고 반등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화석연료 사용 확대에 따른 유가 안정 전망은 긍정적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원유 및 천연가스 등에 대한 규제 폐지 및 활성화를 내세우면서 셰일가스 및 석유 생산 확대가 기대된다. 이에 국제 유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유류비는 항공기 운영비의 30~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 하락은 항공업계에 호재다. 유가가 떨어져 항공운임이 낮아지면 여객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긴급 화물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류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사이클 둔화 압력이 커진다는 점은 경쟁력 있는 선두 업체에게는 어찌 보면 기회”라며 “비용 경쟁력이 있거나, 안정적인 계열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면, 사이클 하락기에 하위 업체와의 경쟁력 격차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