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만 홀로 남은 한남동…철수하는 형사에 지지자들 욕설·야유 [세상&]

15일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보수 지지자, 울거나 분노 들끓어
진보 측 지지자는 축제 분위기


15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 후 대통령 경호처 차량이 관저를 빠져나오고 있다.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박지영·김도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상 집행이 마무리됐다. 1차 영장 집행에 실패했던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는 와신상담 끝에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라는 소기의 성과를 이뤄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영장이 집행되자 현장에선 보수 집회 지지자들은 흐느끼며 울거나 폭발하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관저를 떠난 후엔 일부 지지자들은 철수하는 형사기동대에 야유와 욕설을 하기도 했다. 공수처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로 몰려가겠다는 과격 양상까지 보였다. 체포를 촉구해 온 진보 측 지지자들은 ‘생일 축하’곡 등을 틀어 체포 영장 집행을 반겼다.

15일 오전 10시 30분께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고 알렸다. 곧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37분께 관저를 나와서 공수처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로 향했다. 윤 대통령이 떠나며 한남동 관저는 김건희 여사만 홀로 남게 됐다.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산산조각이 난 경찰의 질서유지선. 이영기 기자.


윤 대통령이 떠난 후 관저 입구에는 경찰의 질서유지선이 산산조각이 난 채 체포영장 집행의 급박한 순간이 여실히 드러났다.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에 동원된 서울경찰청 소속 형사 수백명도 일제히 철수했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공수처의 체포전이 마무리되는 모습이었다.

체포를 줄곧 반대해 온 보수 측 지지자들은 일제히 철수하는 형사들을 향해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한 지지자는 형사들을 향해 들고 있던 경광봉을 집어던져 산산조각 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이 집행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보수 집회 지지자들이 형사들을 향해 야유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1차 저지선에 있었던 한 지지자는 “어제 오후 11시부터 관저 앞에서 차단선을 치고 막고 있었다”며 “우리가 막고 있는데도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전부 뜯어서 밀고 들어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체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뛰쳐나온 지지자도 있었다. 서울 중구에서 온 A(47) 씨는 ‘불법 수사, 불법 체포 영장’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피켓 시위에 나섰다. A씨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나왔다”며 “이번 일로 국민은 대한민국에 자유와 법치를 방해하는 불의한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관저 앞에서 “이제 공수처로 가자”라며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발로 차고 가는 등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반면 진보 집회 지지자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관저에서 나와 철수하는 공수처 버스를 향해 ‘고생하셨다’며 손을 흔드는 등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 집행을 반겼다.

서초구에서 온 나모(48) 씨는 “어제 오후 7시부터 오늘 오전 5시까지 일을 하고, 바로 달려왔다”며 “체포 영장 집행이 오늘 제대로 됐고, 이제서야 법이 정상화된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모(36) 씨는 “너무 기쁘다. 염치가 있으면 관저 안에 숨으면 안 됐다”며 “올해는 나라가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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