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우리 대통령 어떡해” 尹 체포에 얼굴 감싸 오열[세상&]

15일 새벽 4시부터 6시간의 한남동 풍경
10시30분, 尹 체포 소식에 일순 ‘정적’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15일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앞에 경찰 인력과 지지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김도윤·박지영·이영기 기자] 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이 있었던 날, 해가 뜨기 몇 시간 전부터 한남동 일대엔 집회에 참석하는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렸다. 1차 체포영장 때와 달리 1000여명 규모로 ‘몸집’을 불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특별수사단(특수단) 체포팀이 모여들면서 분위기는 고조됐다. 7시 넘어서 체포팀이 관저 안으로 진입하고 10시 33분에 대통령을 체포했단 소식이 전해지자 한남동을 가른 양쪽 시위대의 분위기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15일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날 오전 4시 4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정차한 전세버스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끼를 입은 인력이 내리고 있다. 박지영 기자.


“불법영장” “모욕적 인간사냥”…긴박했던 새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


전날부터 15일 새벽 체포영장 집행 계획이 알려지자, 윤 대통령 변호인단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새벽부터 관저로 하나 둘 모여 “체포는 불법”을 외쳤다. 오전 4시 39분께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은 5~6줄로 된 ‘인간띠’를 만들어 공수처·경찰의 관저 진입을 막아섰다. 현장 대열 선두에 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의 불법적 체포영장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변호인단도 관저 정문 밖에서 체포의 부당성을 외쳤다. 오전 5시 20분께 관저 앞에 도착한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수처·경찰의 체포·수색영장 제시에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에 공수처 관계자가 “적법한 영장 집행이 맞다”고 반박했고, 경찰은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 방송을 냈다.

尹 지지자들 관저 앞 드러눕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윤 대통령측 변호인단 및 경호처(왼쪽)와 공수처,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의 체포를 찬성·반대하는 집회 무리들은 구역을 나눠 밤샘 농성을 벌였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패는 ‘대통령을 지키겠다’면서 태극기와 성조기, 붉은색 경광봉을 들고 “멸공”을 외쳤다.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탄핵 무효” 등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일부는 관저 앞에 드러누워 ‘여기 들어가면 지옥의 문으로 가는 것이다. 들어가지 마라’라고 소리쳤다.

출근 전 짬을 내고 집회를 찾았다는 김정운(32) 씨는 “비정상적인 영장을 갖고선 국가 원수를 마치 마약사범처럼 여기고, 형사까지 동원해 이런 식으로 모욕을 주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끌어 내리려고 하는 것 자체가 쿠데타고 내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15일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날 새벽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대통령 지지자들 모여들어 체포 반대 시위를 열었다. 김도윤 기자.


체포를 촉구하는 패는 가요에 맞춰 춤을 추고 ‘윤석열 체포해’, ‘공수처 힘내라’ 구호를 반복했다.

고양시에서 왔다는 박모(54) 씨는 “답답한 심정에 12월 3일 ‘계엄의 밤’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쭉 집회에 나서고 있다”면서 “두번째 실패란 없다. 빨리 체포되서 대통령이 구속되고 원칙적으로 제대로 수사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일부 지지자들이 경찰 통제선을 벗어나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고 돌발 행동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막아서는 가운데 한 시민은 바닥에 쓰러져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도 보였다.

尹 체포에 “우리 대통령 따라갈래” 오열


15일 공수처와 경찰이 3차 저지선 관저 철문까지 접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저 앞에서 대기하던 대통령 지지자 한 시민이 바닥에 드러누웠다. 김도윤 기자.


관저 내부의 상황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다. 공수처와 경찰이 3차 저지선인 관저 본관 코앞까지 접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차단선과 도로 중앙차선의 가드레일까지 밀고 나가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순식간에 집회 인파가 차단선쪽으로 몰리자 경찰도 밀렸고 일부 차단선은 무너져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체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쓰러질 듯 차단선에 기대어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관저로 더이상 접근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길거리에 주저앉은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한 지지자는 “우리도 대통령 따라가게 길 좀 열어주세요”라고 소리쳤다. 태극기로 얼굴을 감싸고 오열하던 한 여성은 돌연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다시 힘을 내보자”라고 말했다.

10시33분. 공수처가 2시간 넘는 협상 끝에 대통령을 체포했다는 소식이 스크린을 통해 전해졌다. 대통령이 탄 경호차량 대열이 한남대교를 건너 공수처로 향하는 장면이 나오자 보수집회 일대는 정적이 엄슴했다. 반대족 진보단체 집회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곧이어 대통령이 공수처 출석 전에 관저 안에서 촬영한 영상도 공개됐다. “우리 대통령 어떡해.” 보수단체 쪽에선 눈물을 보이는 사람과 연달아 탄식을 내뱉는 사람들이 보였다. 일부 과격한 시민들은 “공수처로 가자”를 외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11시가 넘어서면서 밤새 차로까지 넘어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시민들이 대거 현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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