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급여 207만원…최저 154만원, 최고 283만원
지난해 8월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울시 제공]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는 지난해 9월 3일 시작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현재 필리핀에서 입국한 98명의 가사관리사가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가정(서울시 거주 12세 이하 자녀 양육) 수는 시범사업 출범 당시 142가구에서 현재 185가구로 늘었다. 한자녀 가정이 102가구(55.2%), 다자녀 75가구(40.5%), 임산부가 있는 8가구(4.3%) 순이다. 이용을 희망하는 대기 가정은 795가구다.
시범사업 기간 서비스 취소는 총 35가구다. 이 중 24가구는 서비스 개시 첫 달에 취소했다. 이후에는 고객 사정에 의해 월평균 2∼3건의 취소가 발생했다. 취소된 인력은 즉시 대기 가정에 배정한다.
취소 사유 중 28건이 이용 가정의 사정에 의한 경우였다. 단순변심 및 시간조정 불가 25건, 해외 이주 1건, 이용가정 자녀 문제 2건 등이다. 그 외 가사관리사 사정에 의한 경우가 7건이었다. 구체적으로 이탈 2건, 한국어 미숙 2건, 영아 돌봄 미숙 2건, 개인 사정 1건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비스 개시 전 업무범위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가사관리사, 이용가정, 서비스 제공업체 간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되는 만큼 우려와는 달리 큰 문제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실제 이용가정에서는 아이돌봄 위주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성희롱 및 성폭행, 인권침해로 인한 가사관리사의 고충 상담 사례도 없었다고 시는 덧붙였다.
시는 시범 사업 과정에서 논란이 된 가사관리사들의 장거리 이동 근무와 휴식 문제와 관련해, 토·일·공휴일과 같이 근무하지 않는 시간에 도서관, 박물관, 외국인 대상 문화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용가정이나 숙소 등에서 쉬지 못해 공원, 지하철 역사 내 휴게 장소를 활용해야 했던 가사관리사 15명(32%)은 인근의 서울청년센터, 도서관박물관, 주민센터, 복지관, 어린이병원 등과 연계해 쉴 곳을 마련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월평균 급여 수준은 207만원(최저 154만원, 최고 283만원)이다. 98명 중 40명은 고국 송금 등을 위해 월 2회(10일, 20일) 분할 지급을 받고 있다.
근로 시간은 평균 주 40시간이다. 본인 의사를 반영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최대 주 52시간 근로가 가능하다.
역삼역 인근에 마련된 숙소 비용은 월평균 46만원 수준이다. 서울 시내 평균가 59만원에 비해 13만원, 강남구 평균가 70만원보다는 24만원 싸다. 숙소에서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무상으로 제공해 1인당 월 4만원의 생활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용가정에서는 가사관리사를 칭찬하는 이용 후기가 많으며 가사관리사 역시 대체로 만족도가 높다고 시는 전했다.
시는 시범사업이 다음 달 말 종료됨에 따라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주관부서인 고용노동부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막고 자녀양육 가정에 선택지를 넓혀드리기 위해 도입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이용가정의 높은 만족도와 꾸준한 대기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아울러 시범사업 이후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와 지속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