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어린이 전문병원이 진료를 보려는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비상이 걸린 가운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직접 꼽은 올해 가장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감염병은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로 집계됐다.
이 질환은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감염병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 위주로 발병하는 게 특징이다.
아직까지 정부는 최근 HMPV 검출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급격한 유행 확산 등 특이 동향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15일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에서 최용재 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이 지속적 대유행 ‘소아감염질환 선제 대응’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있다. 김광우 기자. |
15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서울 마포구 대한병원협회 대회의실에서 ‘소아 감염질환 선제 대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전국 120곳 회원 병원 대표원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 대다수는 올해 소아감염병 확산을 우려했다. 응답자 43명 중 38명(85%)는 올해 소아감염병이 어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46%는 지난해보다 증가폭이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가장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소아감염병으로는 HMPV가 꼽혔다. 설문 참여자 43명 중 13명(30%)가 답한 결과다.
서울 종로구의 한 의원에 독감 접종 관련 포스터가 붙어있다. [연합] |
HMPV는 주로 영유아에서 발생하며, 호흡기 비말을 통해 직접전파되거나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 등을 통해 간접전파된다.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이 있다. 심각할 경우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용재 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HMPV 질환은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어 우려할 부분이 있다”면서 “독감이나 마이코프라즈마 등 질환의 경우 과거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같은 설문에서 독감을 꼽은 경우는 43명 중 6명(13%)에 그쳤다. 이 외에는 마이코플라즈마(12%), 아데노바이러스(9%) 등이었다.
아울러 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올해 중점 회의 사무로 ‘소아감염병 타파’를 선정했다. 코로나19 이후 소아·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여타 호흡기 감염병 등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동참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도 몇 년째 지속되는 소아감염병 증가에 대해 땜질식 처방을 멈춰야 한다”면서 “아동들이 소아감염병에 속절없이 당하며 고통받지 않도록, 전문의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중증 소아 환자 발생 시 이송할 의료기관이 없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네트워크 시범사업의 지료전달 체계 강화, 발열클리닉 홍보 활성화 등 요구사항도 전달했다.
10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소아과에 호흡기 질환 환자 증감 추이가 적힌 안내판이 붙어 있다.[연합] |
최 회장은 “복지부에서 처음으로 소아청소년과 환자들만을 위해 시작한 네트워크 시범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역량있는 발열클리닉에 대해 지원 기간 연장과 홍보 활성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HMPV 확산 우려에 대해 국내에서 특이 동향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부 증가세가 확인됐지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질병청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라며 “해외 일부 국가에서 HMPV 유행이 보고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평년보다 큰 유행 등 특이 동향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