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VS 한강뷰”…한남4구역 삼성·현대 ‘왕좌의 대결’ 마지막까지 불꽃 [부동산360]

각사 조합원 표심 이끌기 위해 총력


용산구 이태원동 옛 크라운호텔 부지에 지어진 한남4구역 현대건설 홍보관. 서영상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오늘로 홍보관만 세번째 방문입니다. 내일이면 홍보관이 문을 닫는다고 하니 양사의 설명을 한번 더 들어보고 마음을 최종 결정하려고요” (한남4구역 조합원)

14일 오후에 찾은 용산구 이태원동 옛 크라운호텔 부지.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홍보관을 연 이곳에는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꼼꼼히 살피려는 조합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강변 북쪽을 천지개벽시킬 한강뉴타운 아파트 시공권을 놔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17년 만에 수주전을 치르는 현장이다.

치열한 수주전을 증명하듯 각각의 홍보관에는 경쟁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홍보감시단들이 상주하고 불법 홍보를 예방하고 있었다.

설명회장에선 10여명의 조합원들이 ▷설계 차별화 ▷공사비 절감 ▷금융비용 ▷일반분양 수입 등에 회사들의 설명을 듣고 있었고, 내부에 놓인 여러 테이블들에서는 조합원들이 궁금한 점을 회사 직원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두 건설사 모두 조합원들의 표심을 끌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한강 조망을 강조했다.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한 현대건설은 자사의 한강변 주동들이 ‘Y자’ 형태 모양을 띄며 각각 사선으로 배치된 점을 언급하며 849가구가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새웠다. 한강에 가장 가까운 동들의 1층을 필로티 구조로 7미터까지 높게 설계해 한강조망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점도 덧붙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초기단계부터 AI시뮬레이션을 통해 집들에서 한강을 사선으로 보게하고, 실제 거실에서 보이는 한강뷰를 삼성물산보다 더 많이 확보했다”면서 “또 앞쪽에 대형평형 뿐만 아니라 중소형평형도 배치해 소형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대형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중소형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한강뷰 욕구를 만족시켜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용산구 이태원동 옛 크라운호텔 부지에 지어진 한남4구역 현대건설 홍보관. 서영상 기자


현대건설에서는 스카이브릿지에 대한 언급도 빠뜨리지 않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위화감을 조성해서는 안된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고려해 한강변에 가장 가까운 동에 스카이브릿지를 만들지 않고 바로 뒷동 세개를 연결해 스카이브릿지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한강변 최고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사 기간 역시 현대건설이 철거 6개월을 포함해 49개월로, 삼성물산(철거 9개월 포함 57개월)보다 8개월 이상 짧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을 의식하며 상대편의 설계를 깎아 내리기도 했다. “삼성물산에서 제시한 ‘O타워’ 보셨나요? 50평형(165㎡)로 구성된 해당동이 절반은 북쪽을 바라봐 한강 조망이 확보되지 않는데다, 방들도 안쪽으로 들어가 채광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아파트를 그렇게 짓지 않는데는 이유가 있어요.”

용산구 이태원동 명보빌딩에 지어진 한남4구역 삼성물산 홍보관. 서영상 기자


삼성물산 홍보관도 현대건설 홍보관에서 100미터 가량 떨어진 명보빌딩 5~6층에 위치했다.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제안한 삼성물산 역시 한강조망에 대한 우수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들이 한강조망의 유무에 따라 가격이 10억원까지도 차이가 나는 만큼 미래가치를 위해서는 한강조망이 필수”라면서 “1652가구까지 한강조망을 계획하고 있어 조합원 1166가구 전부 한강조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강변에 4동 들어서는 ‘연꽃’ 모양의 ‘O타워’ 설계도 눈에 띄었다. 기둥식 구조로 나중 내부 설계 변경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이 동들은 그동안 국내 아파트에서는 보지 못했던 차별화된 특화설계를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평범한 아파트들에 비해 건축비가 훨씬 높아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O타워’야 말로 한남뉴타운에서 한남4구역만 눈에 띄게 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용산구 이태원동 명보빌딩에 지어진 한남4구역 삼성물산 홍보관. 서영상 기자


또 일부 지대를 높여 단차를 줄임으로써 단지 가운데 3631평에 이르는 중앙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필수 사업비뿐 아니라 사업 촉진비에도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 0.78%를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설명하며 금융조달 조건이 현대건설보다 뛰어나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러면서 “현대건설에서 제안한 스카이브릿지는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상대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양사 모두 근소한 차이로 자사의 승리를 예측하며 이날을 끝으로 한남4구역 홍보관은 문을 닫았다.

18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한남4구역의 최종 승자를 가릴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통상 홍보관을 열면 조합원의 40% 수준이 방문하는데 한남4구역은 80%를 넘는 조합원들이 방문했다”면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18일 총회때까지는 조합원들이 추가로 궁금해 하는 사안들을 전화로 상담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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