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축제’ 인질가족도 ‘환영’
인질 석방 후 이스라엘 병력 철수
가자전쟁 15개월만에 종식 기로에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 15개월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6주 간 휴전안이 마련되면서 레바논과 예멘, 이란 등지로 분쟁이 번지며 확전일로를 걷던 중동 정세도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측은 일단 6주 간 교전을 멈춘 뒤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 휴전에 합의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오는 19일 휴전이 발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쟁 발발 후 470일만이며, 1차 휴전이 파기된지 410일만이다. ▶관련기사 6면
하마스는 “가자지구 공격 중단 합의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저항, 우리 나라 그리고 세계의 자유인들이 이뤄낸 업적”이라고 밝혔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고 각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합의안을 보면 하마스는 6주간 이어질 휴전 첫 단계에서 인질 33명을 석방하게 된다. 이 가운데 여성, 19세 미만 어린이 등을 먼저 풀어주고 그다음으로 50세 이상 남성을 풀어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마스는 인질 중 생존자를 먼저 석방한 뒤 시신을 귀환시킬 계획이다. 일단 1주일에 3명씩 풀어주다가 휴전 기간이 끝나기 전에 나머지를 전부 석방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귀환 작전을 ‘참새의 날개’로 명명하고 준비에 착수했다.
이스라엘은 석방되는 자국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했다.
특히 2023년 10월 7일 이후 붙들린 팔레스타인 여성·어린이 수감자는 모두 석방한다. 이에 따라 풀려나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총인원은 약 1000명으로 추산됐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첫 단계에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
또 전쟁 동안 피란길에 오른 가자 북부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귀환시키고, 휴전 기간 매일 트럭 600대 분량의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이 가자에 반입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이 가운데 트럭 50대는 매일 연료 운반에 할당된다.
양측은 휴전 16일차가 되면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과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 의제를 포함하는 휴전 2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휴전 3단계까지 이르면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이 감독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재건을 개시하게 된다.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전쟁은 최근 중동 지역 확전으로 이어지며 전세계를 공포에 빠지게 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를 습격해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데려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전쟁 발발 후 이날까지 팔레스타인 주민 4만6645명이 숨지고 11만1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무장대원 1만7000명 이상을 살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