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핵심기술진 성명서 발표…“현 경영진과 함께간다”

“‘투기 사모펀드’ MBK 장악 시 미래 없어”
“국가기간산업 한축 고려아연에 대한 이해도 결여”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CTO)이 지난해 9월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제중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기술진들이 15일 성명서를 내고 “투기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실패한 제련 기업 영풍과는 함께 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현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원팀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기술진은 “투기적 사모펀드 MBK와 심각한 환경오염 및 적자 등에 시달리며 실패한 기업 영풍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고려아연은 미래가 없다”라며 “세계 1위의 기반이 되는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련기술과 트로이카 드라이브로 대변되는 미래신성장 동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두 집단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성공할 경우 회사는 물론 주주들의 이익도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MBK·영풍의 적대적 M&A 시도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라며 “MBK·영풍의 적대적 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MBK·영풍 측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앞서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은 지난해 9월 MBK와 영풍이 기습적인 적대적 M&A를 발표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기술인력들, 그리고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현 경영진과 함께 할 것”이라며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 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은 무너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MBK와 영풍은 탄탄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고려아연을 뺏고 싶다는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다”라며 “이들의 적대적 M&A가 혹여라도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이 그간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신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 뻔하며, 이는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MBK 측이 고려아연 현 임직원에 대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대우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일각의 관측에 “오직 단기 수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투기적 사모펀드다운 발상으로, 돈만 많이 주면 된다는 천박한 인식에 모멸감마저 느낀다”라며 “국가기간산업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이해도가 없을 뿐만 아니라 경영을 논할 자격도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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