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에 한시름 놓은 보험…카드사는 자금조달 부담커져

기준금리 인하 기대 여전
은행 금리 인하 흐름 지속
보험사 건전성 걱정 덜어
카드사 자금조달 ‘먹구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 심리에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서지연·유혜림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에 금융권 업권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하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운용수익이 줄어드는 보험사업계는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중은행 상품들의 금리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먼저 반영된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동결되긴 했지만 한은에서 올해 금리 인하 기조를 명확하게 했기 때문에 기대 심리가 반영돼 금리 인하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성된다. 기준금리는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지표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업무원가, 법적비용 등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금리다. 가산금리는 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밀접하게 움직인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는 3개월 연속 떨어진 3.22%로 집계됐다. 여기에 최근 은행들이 가산금리도 낮추기 시작하면서 고객이 체감하는 금리도 본격적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이 연초 가산금리 인하를 먼저 발표했고, 나머지 은행들도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어느정도 먼저 반영된 데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예금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들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05%~0.40%포인트(p)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일부 예금액이 보다 높은 수익률의 펀드나, MMF(머니마켓펀드) 등 투자 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글로벌 각국의 금리인하 속도 차에 따른 외환 주식 등 시장 변동성 확대 영역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123RF 제공]


보험업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금리가 내려갈수록 보험이익과 자산운용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의 ‘금리 하락이 보험회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떨어질 경우 신규 보험계약의 경우 보험계약마진(CSM)이 줄면서 보험이익도 감소한다.

특히 금리 인하는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보험부채 시가평가 적용으로 금리 하락 시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크게 증가한 보험사의 경우 자본이 줄면서 K-ICS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K-ICS 비율은 평균 200%를 넘기며 선방했지만, 연말 기준으로는 보험사 전반적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압력은 여전한 상황인 만큼 보험사들은 이에 맞춘 투자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자금 조달에는 먹구름이 꼈다. 은행 예·적금처럼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5일 기준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연 3.167%다. 연초 3.0%대를 나타내더니 금통위를 앞둔 지난 13일부터 3.1%대로 올라섰다. 올해는 자금을 더 싸게 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자 연초 카드사들도 자금 조달부터 먼저 해결하려는 모양새다. 롯데카드는 지난 13일 1500억원 규모의 여전채를 KB증권이 100억원, 메리츠증권이 1400억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7일 1700억원의 여전채를 발행했다. 이어 현대카드가 지난 8일 3000억원, 신한카드와 하나카드가 지난 9일 각각 1000억원, 2000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경기 불황과 카드수수료 인하 여파도 실적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2007년 4.5% 수준이었던 영세·중소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올해 2월 14일부터 0.4%까지 낮아질 예정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 내수 부진 등으로 카드사들의 자산 성장세는 정체가 예상된다”면서 “카드채 순발행이 급증할 가능성도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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