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판매 지양, 중장기 시장안정화 전략
건설경기 악화에 잇따라 철근 생산 가동 중단
생산이 완료된 철근제품들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동국제강이 오는 24일부터 31일까지 총 8일간 철근 공장 생산 및 출하를 중단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이날 관련 업계에 이 같은 내용을 유통 및 실수요 거래처에 전달했다.
이번 결정은 재고 감축을 통한 저가 판매 지양하고, 가수요 차단에 따른 중장기적 시장 안정화 기반 마련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의 결정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제품의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제품 생산 및 출하는 시장에 유통되는 철근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야간가동, 9월에는 3교대에서 2교대로 교대조 체제 전환,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초까지는 50% 수준의 생산량 감축 정책을 통해 꾸준히 감축 기조를 이어왔다. 이번 정책은 더욱 강도높은 감산 정책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지구적으로 철강업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건설경기마저 고꾸라지면서 철근 제품의 부진이 이어지자 철강업체들은 꾸준히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인천2철근 공장, 22일부터 31일까지 포항철근 공장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가동 중단으로 약 7만t의 감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에도 인천공장과 당진제철소 정기 보수를 통해 판매량을 조절한 바 있다.
또한 철강을 생산하는 현대제철 인천 소형공장은 이미 지난 9일부터 생산 라인을 멈춰 세웠다. 인천 소형공장도 오는 27일까지 문을 닫을 계획이다. 올해 설 연휴가 오는 25일부터 시작돼 내달 2일까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인천 2철근·소형 공장과 포항 철근공장의 가동은 다음 달 3일에야 재개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2월 이후에도 현대제철이 추가 감산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근은 전체 생산량의 50∼60%가 건설 현장으로 보내지는데,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해 설 연휴를 앞두고 감산을 결정했다”며 “1월에만 약 7만t 규모의 감산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기준 국내 철근 수요는 602만7000t으로, 전년 동기(766만6000t)보다 21.4% 감소했다. 10~12월이 건설 비수기인 점을 고려했을 때, 4분기에는 더욱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연간 총수요도 800만t을 밑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철근 수요를 조사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에 해당한다.
수출 경기도 부진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출산업 경기 전망지수(EBSI)’ 중 철강과 비철금속 제품의 수출 심리(EBSI)는 64.1로 조사됐다. 통상 0에서 200 사이의 지수로 표현되는 EBSI는 기준선인 100보다 높고 200에 가까울수록 다음 분기 수출을 호조로 전망된다. 100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의 상황을 의미한다.
앞서 장인화 철강협회 회장은 지난 14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강인사회에서 “철강업계가 현재 위기상황을 맞았다”면서도 “올해는 철강 산업의 화학과 발전을 위해 설립된 한국철강협회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만큼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세상 생업의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해 나가자”고 업계 구성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