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고전한 우즈…아빠의 미스샷에 웃음 터진 찰리

TGL 2주차 경기에서 영화 ‘록키3’의 주제곡 ‘아이 오브 더 타이거’에 맞춰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 [AP]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필드 위 골프 황제도 스크린골프에선 맥을 못췄다. 아버지의 잇단 실수에 관중석에 있던 아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이 창설을 주도한 스크린 골프리그 TGL 첫 경기에 나섰다. 날카로운 샷을 보여주는 데는 실패했지만 관중과 시청자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소파이센터에서 열린 TGL 2주 차 경기에 주피터 링크스 골프클럽 소속으로 출전했다.

첫 등장은 화려했다. 영화 ‘록키3’의 주제곡 ‘아이 오브 더 타이거(Eye of The Tiger)’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 우즈는 1500여 관중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날 우즈는 케빈 키스너, 맥스 호마와 한 팀을 이뤄 저스틴 로즈, 콜린 모리카와, 사히스 시갈라의 LA 골프 클럽과 일전을 벌였다. 우즈와 한 팀에 속한 김주형은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

우즈는 1번홀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리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벙커로 공을 보내고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기대에 못미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우즈가 2번홀에서 101야드 웨지샷을 물에 빠트리자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들 찰리는 웃음을 터뜨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즈와 같은 팀인 키스너는 경기가 안풀리자 “찰리가 나 대신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푸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가 TGL 2주차 경기 2번홀서 웨지샷을 물에 빠뜨리자 어이없다는 듯 웃는 아들 찰리 [방송 캡처]

결과는 우즈 팀의 1-12 패배. 이날 20여차례 샷을 한 우즈는 “재미있는 경기였다. 사람들이 프로가 얼마나 안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지 보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게임은 정말 유니크하다. 골프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장면이다. 이런 경기장에 나와 훌륭한 선수을 보고 그저 즐기면 된다”며 자신과 로리 매킬로이가 창설한 TGL를 띄웠다.

우즈는 필드 복귀를 위한 몸상태에 관한 질문에 “(지난달 찰리와 출전한) PNC 챔피언십에서 이틀 내내 걸었다. 걷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 게임이 그다지 좋지 않다”며 샷 경쟁력에 대한 준비가 덜 됐음을 내비쳤다.

한편 우즈는 여전히 확산되고 있는 LA 산불로 인해 다음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정상적으로 열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대회다. 경기 장소인 리비에라CC가 산불로 인한 의무 대피구역에 포함돼 있어 대회 개최가 불투명하다.

우즈는 “산불로 모든 것을 잃은 몇몇 사람들을 알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대회에 신경쓰고 싶지 않다. 집을 잃고 삶이 바뀐 이들을 돕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타이거 우즈가 TGL 2주차 경기 1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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