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버스키 찾고 아슬아슬 창문벽 타고…‘1차 저지선’ 긴박한 순간 [세상&]

경찰의 관저 1차 저지선 통과 영상
옆 건물 창문 난간으로 우회해 진입
가로막던 버스 이동 위해 키 찾기도


15일 오전 6시 58분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진입을 위해 옆 건물 창문 난간에 대기 중인 형사기동대.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지난 15일 새벽, 한남동 공관 구역의 정문을 공략하는 체포팀의 급박한 모습이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 담겼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특별수사단으로 구성된 체포팀은 관저 ‘1차 저지선’을 통과하기 위해 옆 건물의 좁은 틈새에 대기하고 경호처가 세워둔 버스의 운전석을 뒤졌다. 이 과정에서 진입을 저지하던 윤 대통령 지지자 가운데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16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영상을 보면 한남동 관저의 1차 진입조 역할을 맡은 경찰들이 저지선을 무력화하려는 상황이 담겼다. 당시 관저 입구에 설치된 경찰 펜스 부근에 있던 시민 A씨가 촬영한 영상이다.

15일 오전 6시 58분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 진입을 위해 옆 건물 창문 난간에 대기 중인 형사기동대. [독자 제공]


A씨를 비롯한 대통령 지지자 30여명은 지난 14일 오후 11시께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기 위해 한남동에 집결했다. 자정을 넘어가자 기회가 생겨 질서유지선(경찰 펜스) 안쪽으로 진입해 연좌 채비를 했다. 새벽 4시께 공수처, 경찰 체포팀 인원이 관저 앞으로 집결했다. 국민의힘 의원 수십명도 이곳으로 와서 A씨를 비롯한 시민들과 ‘인간띠’를 형성해 경찰의 진입을 막아섰다.

오전 5시 40분께 경찰은 관저 진입을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면 현행범 체포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관저 입구에 있던 시민들에게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서 몸싸움 충돌도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질서유지선이 부서지기도 했다. A씨는 “경찰이 우리들이 시민인 것을 잊은 듯 너무 강하게 밀어붙였다”며 “저지선이 깨지며 바닥에 잔해가 나뒹굴 정도였다”고 전했다.

경찰이 밀고 들어오자 지지자들이 만든 저지선은 20분도 안 돼 무너졌다. 오전 6시 53분 경찰은 관저 정문 입구에 도달해 경호처에 ‘관저 출입문을 개방하라’는 경고 방송을 했다. 경고 방송에도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다. 경찰의 경고방송에 이어 일부 체포팀 인원이 ‘빗장’처럼 관저 철문 앞을 가로막은 버스에 들어가 키를 찾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4분 후인 오전 6시 58분 다른 체포팀 경찰들은 관저 입구 옆 볼보빌딩 창문 난간에 바짝 붙어 진입 태세를 갖춘 모습도 보인다. 이 사이 경호처가 설치한 윤형철조망을 절단기로 잘라 우회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15일 오전 6시 54분께 경호처 버스를 수색하던 경찰이 키로 추정되는 물건을 발견하는 모습. [독자 제공]


진입을 위한 밑작업을 마친 체포팀의 일부 경찰은 철제사다리를 세워 차벽을 넘었고, 이어서 수십명이 우회로로 안저 안에 진입했다. 선두 인원들이 경호처 버스를 이동 주차하면서 길을 텄다. 이날 오전 7시 34분께 1차 저지선이 완전히 열렸다. 공수처와 경찰 수백여명이 순식간에 관저 영역으로 들어서 대오를 정비하기도 했다. 경호처 직원들이 물리적으로 막아서는 모습은 없었다. 체포팀은 2차 저지선을 우회해 관저 본관 근처까지 파죽지세로 진입했다. 오전 10시 33분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에 성공했다.

한편 체포 영장을 집행한 공수처는 지난 15일 오전 11시부터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첫날 조사는 10시간 40분 동안 이어졌다. 첫날 조사를 마친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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