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추국가 다자외교…국제평화 역할
경제안보·신흥기술 외교 강화 및 공급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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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올해 외교는 ‘흔들림 없는 기조’와 ‘안정적인 대외관계 관리’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상 초유의 정상외교 공백 상태에서 미국 신행정부 출범을 대비해야 하는 외교부는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한미일 삼국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중추국가 다자외교, 경제안보 및 신흥기술 외교까지 아우른다는 방침이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16일 오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주요 현안 해법 회의 외교부 주요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외교부 주요 현안 해법회의는 이례적으로 1시간가량 조 장관이 발표한 뒤 다음 1시간 동안 각 부처 장관이 자유 토론을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에는 각 부처 업무보고 이후 민간 전문가들이 토론했었다.
이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취지다. 이 자리에서 장관들은 주요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문제점과 대응 방안 등 구체적인 전략에 대해 자유롭게 토의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5대 주요 추진 과제로 ▷미 신행정부와의 정책조율 및 공조 ▷주요국 관계의 전략적 관리 ▷글로벌 중추국가 다자외교 ▷경제안보 및 신흥기술 외교 ▷국민 편익 증진 민생외교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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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9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변을 토하고 있다. [로이터] |
먼저 최 권한대행 체제에서 한미동맹의 안정적인 발전을 모색한다.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면 본격적인 신행정부가 가동된다. 외교부는 미국지역 공관이 구축한 미국 조야와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전방위로 활용해 소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나가 있는 우리 기업·경제단체와도 긴밀히 공조한다.
정상외교 공백에 대비한 고위급 소통도 물밑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조 장관 방미를 비롯한 고위급 소통과 관련해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적으로는 관계 부처와 공관·업계가 원팀으로 대응한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등 한미 간 성공적인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조선업 등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하고, 양국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심화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안보협력을 위해선 미 의회 내 한미 동맹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공고화하고, 한미 핵협의그룹(NGC) 등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3국 협력 모멘텀은 한미일 협력사무국을 중심으로 3국 협력의 성과를 점검하고 관리한다.
북한·북핵 문제는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불법 자금·자원 조달 차단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지연하고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는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공동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과거사 등 민감한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올해 5월 중으로 예정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복원된 한일중 협력 모멘텀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중국과는 올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나가고, 각급의 전략적 소통을 지속한다.
핵심 품목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 가속화를 지원한다.
국제 연대도 결속력을 높인다. NATO 정상회의 및 외교장관회의 3년 연속 초청·참석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NATO·인태파트너국(IP4)과의 긴밀한 교류를 지속한다. 주요 7개국(G7)과의 협력 강화도 추진하고, 인태전략의 제도화와 맞춤형 접근 및 역내 소다자 네트워크를 이어나간다.
APEC 정상회의는 고위관리회의 및 산하회의, 분야별 장관회의 등 200회 이상의 회의를 차질 없이 개최한다.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최고경영자(CEO) 서밋 등 경제인 행사를 기업·정부 간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계기로 활용해 실질 성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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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북도 APEC 준비지원단 등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장이 경주박물관 마당 중앙에 조성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사진은 경북 경주시 경주박물관 전경. [연합] |
경제안보와 관련해선 민관협력 하에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특히 책임 있느 원전 공급국으로서 원전·방산 수출·수주 확대를 위한 외교 지원 및 유관기관과 협업을 추진한다.
핵심신흥기술 분야에선 UN 등 기존 국제협의체 논의와 더불어 AI 정상회의, 퀀텀개발그룹 등 신규 소·다자 협의체에도 적극 관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AI 서울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된 ‘서울 선언’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의 AI 논의가 안전 뿐만 아니라 혁신과 포용을 포함하는 균형 잡힌 방식으로 진행되도록 기여를 지속한다.
안정적인 국가 경제를 위해 국제금융협력대사와 국제투자협력대사 등을 통해 대외신인도 관리도 지원한다.
민생외교 부문에서는 해외 위난 및 사건·사고 대응체계를 고도화하고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다. 워킹홀리데이 대상국 및 참여 가능 연령 확대 등 영사정책 및 여권행정서비스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