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관광안내소 전면 폐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함영훈의 멋·맛·쉼]

파리의 마지막 남은 관광안내소가 지난 13일 부터 문을 닫았다.[AFP]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요즘 휴대폰 지도와 내비게이션 어플이 매우 편리하게 길을 안내해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관,단체,기업의 홈페이지엔 ‘찾아오시는 길’을 굳이 안내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적인 여행정보 제공자들은 특정 관광지의 매력을 자세히 소개하면서도 주소를 기재하지 않거나 찾아가는 방법은 빼는 경우도 많지요. 인공지능(AI) 비서 까지 있는 디지털 세상에서, 군더더기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경험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보통 유럽 주요도시의 관광안내소를 가보면,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매우 적습니다.

어쩌다 한번씩, 뭔가가 궁금해서 또는 자신이 잘 몰랐던 여행정보를 종이 브로셔를 통해 한눈에 파악할 목적으로 찾아온 여행자에게, 안내소의 스태프들은 처음엔 눈길 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입장에선 안내소 요원이라는 사람이 저렇게 무뚝뚝해서 되겠나 싶겠지만, 서양 사람들은 손님에게 뭔가 필요한 것이 있는지를 묻는 것이 오히려 손님의 정보찾기, 쇼핑 등을 방해한다고 여기는 문화 때문에 먼저 아는 척을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낯선 곳에 온 여행자에게 뭔가 절실한 것이 있거나, 위급한 상황일 때 관광안내소를 찾아가 호소하면, 스태프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거나 관련 정보를 자세히 알려줍니다.

한해 3700만명의 여행객을 맞는 프랑스 파리가 최근 마지막 남은 관광안내소까지 폐쇄했다는 소식이 외신보도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파리 시내의 관광 안내소는 2016년 전까지만 해도 10여곳에 달했으나 안내소를 직접 찾는 관광객이 점차 줄면서 운영 규모를 축소해 왔습니다. 관광 안내소 방문객은 2015년 57만4000명에서 2022년엔 15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겁니다.

파리 관광청은 지난 월요일부터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에펠탑 인근 관광 안내소 운영을 종료했고, 이제 파리에서 관광안내소는 과거의 유물이 되고 말았던 것인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코린 메네고 파리 관광청장은 “관광객이 인터넷에서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관광 안내소를 찾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 대신 파리관광청은 2026년까지 시내 전역의 신문 가판대, 우체국, 호텔에 50개의 정보 안내소를 설치하고, 전화·우편·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개인화된 팁’을 제공하는 콜센터도 매일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디지털 안내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아직 어떤 우체국, 호텔이 여행자에게 도움을 줄 지는 정해지지 않았는데, 가판대 중에는 오르세 미술관과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 근처의 점포가 초미니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오르세 미술관 테라스와 세느강 [에어비앤비 제공]


알다시피 파리의 가판대는 작은 박스에 나이든 어르신 혼자서 소소한 물건을 파는 곳입니다. 관광안내 전문성도 떨어지고 자기 물건도 팔아야 하니, 초미니 관광안내소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체국은 본연의 공적 업무 수행이 최우선이고, 호텔은 자기 손님 서비스하기 바쁜데 일반 행인들이 호텔로 들어와 이런 저런 질문을 하게 되면, 자세하게 답해주기가 버거워 보입니다.

문제는 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여행자의 중대한 민원을 가판대, 우체국, 호텔이 책임지고 해줄 지 의문입니다.

비록 한 개의 관광안내소가 의미있는 도움을 하루 한 건 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전면 폐쇄하는 바람에, 위급한 도움이 필요했지만 신속 정확한 조력자가 없어 낭패를 본 여행자가 매일 한 명 씩 생긴다면, 이 문제 역시 관광지 신뢰의 저하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운영의 효율이 떨어지고, 온라인, 모바일, AI(인공지능), 지도어플 등 문제해결 수단이 많다고 판단해 오프라인 관광안내소를 폐쇄한 것은 적절했다.”

“그래도, 전방 부대 보초 서듯 파리에 와서 여행자가 혼란을 겪는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수 있으니, 가장 책임있게 대처해줄 오프라인 관광안내소를 남겨두어야 했다.”

의견이 엇갈립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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