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민감한 북미 유수 연기금
고려아연 이사회 추천 이사 전원 반대, MBK 측 4명엔 찬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연합]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미국 주요 연기금이자 고려아연 기관 주주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이 임시 주주총회의 핵심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업거버넌스 등 ESG에 민감한 북미 큰손의 결정인만큼 다른 기관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 미국 최대 공적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과 북미의 대표적인 연기금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은 각 홈페이지를 통해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를 공개했다. 양사는 모두 고려아연 임시주총 1-1호 의안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7명 전원에 대해 반대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에서 추천한 이사 후보 14명 가운데 4명에 대해서는 찬성하며 글로벌 1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의 권고안과 동일하게 결정했다.
앞서 ISS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자리보전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 “일반적으로 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에게 혜택이 가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경우에는 MBK·영풍 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개혁들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S는 MBK·영풍 측 후보들이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도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고려아연 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MBK·영풍 측 이사 후보들 중 7명에 대해서만 찬성을 권고하기도 했다.
반면,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국내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의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