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력난 해결책으로도 각광
대형 원전 설비를 100분의1로 축소시킨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원자력 생태계 재건을 공언한 ‘트럼프 2기’ 수혜 종목으로 기대된다. SMR은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전력난 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0.65% 올랐다. SMR 관련주로 꼽히는 우진엔텍(41.71%), 슈어소프트테크(33.56%), 한전기술(21.92%), 비에이치아이(35.95%)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반적인 상업원전은 1000메가와트(M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한다. SMR은 300MW 이하로 운영되는 소형 원전이다. 냉각재 펌프,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전의 핵심 부품을 통합해 모듈형태로 구성된다. 상업원전과 달리 배관이 없어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 대형원전의 중대사고 확률이 10만년에 2회 꼴이라면, SMR은 10억년에 1회 수준으로 분석된다.
원전은 반(反)환경 산업으로 배척됐지만 2021년 3분기부터 가시화된 에너지 공급망 위기와 이듬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재주목 받았다. 이후 AI 산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전력 확보를 위한 원전 필요성이 대두됐다. AI데이터센터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공급원이 부족해지면서다. 상업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한 SMR이 대안으로 주목받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SMR을 ‘청정 에너지원’으로 보고 원전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선언해 기대감도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늘리고 SMR 등 원자력발전을 부흥시켜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가 저렴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지명자도 15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 회복 ▷혁신·기술 분야 선도 ▷에너지가 인하를 위한 미국 내 기반 시설 확충 등 구상을 밝히며 SMR이 “미국의 미래 에너지원의 거대한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트 지명자는 SMR 기업인 오클로(OKLO)의 이사로도 재직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1위 SMR 기업인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등이 앞장서 SMR 상용화에 나선다. 국내 기업도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서 수혜가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만든 테라파워와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테라파워 SMR에 대한 기자재 제작 가능성을 검토하고 설계 지원 용역을 한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테라파워에 3000억원을 투자해 선도 투자자 지위를 확보했다. 한전기술은 1000억원 규모의 i-SMR(한국형 SMR) 개발 연구과제를 오는 2027년까지 진행하고 있고, 슈어소프트테크는 뉴스케일파워가 SMR 검증 사업에 참여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