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더 드릴게요, ○○사이트에 올려주세요”…판매자 등친 신종 사기 ‘날벼락’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자가 판매자를 외부사이트로 유도해 피싱 사기를 벌이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자가 판매자를 외부사이트로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 피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이용자 A씨는 최근 사용하던 피아노를 10만원에 팔려다 되레 구매자로부터 36만원의 사기를 당했다.

A씨가 판매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돼서 구매자로부터 연락이 왔고, 구매자는 “‘로더샵12H’라는 사이트에서 포인트를 사용해 구매하고 싶으니 물건을 등록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구매자의 요청대로 해당 사이트에 판매 등록을 했고, 이후 ‘물건 판매금을 현금으로 이체받으려면 판매금과 보증금에 해당하는 약 12만원을 선입금해야 한다’고 설명에 따라 해당 금액을 입금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사이트 상담원은 “입금된 금액 인식 오류로 계좌가 동결됐다. 동결 해제를 하려면 추가 금액을 입금해야 한다”며 몇 차례 더 입금을 요구했고, A씨는 총 36만원을 입금한 뒤에야 사기임을 깨닫고 거래를 중단했다.

A씨는 해당 사이트와 계좌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여전히 피해 금액은 되돌려 받지 못한 상태다.

한 누리꾼이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기승을 부리는 신종 피싱 수법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캡처]


A씨가 당한 신종 사기 수법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글도 SNS상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B씨 역시 지난 4일 중고나라에 패딩 판매 글을 올렸다가 구매자로부터 구글 사이트 ‘블루숲12H’에서 구매가 가능하냐는 연락을 받았다며, “이후 구매자가 포인트로 구매했고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해 내 계좌로 입금받으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판매금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으려 하니 문제의 사이트 상담원이 온라인 채팅으로 ‘계좌번호가 동결됐다. 판매 금액만큼의 돈을 입금해야지 동결을 해제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해당 계좌를 ‘더치트’에서 확인해보니 이미 신고가 6건 이상 등록돼 있던 사기 계좌로 밝혀졌다.

C씨는 기타 판매글을 올렸다가 ‘로더샵12H’에 판매등록을 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지만 “그 사이트에 돈을 충전해 놨다는데 느낌이 쎄해서 안 판다고 하고 차단했다”면서 신종 사기가 의심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구매자로 둔갑한 사기꾼들은 최근 판매자에게 접근해 외부사이트에서 판매를 유도한다. 이후 해당 사이트에서 판매금을 받으려면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일정 금액을 선입금하라고 요구하고, 이 과정에서 상담원이 ‘계좌가 동결됐으니 추가 금액을 입금해야 한다’며 추가 입금하도록 유도해 돈을 뜯어낸다.

피해자들은 “사기 수법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며 “이젠 중고 거래하기도 겁이 난다”고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외부 링크로 유도하는 ‘피싱 사이트 사기’가 중고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기 유형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자체 앱과 사이트에선 거래 채팅방 모니터링을 통해 외부 링크 유도 적발 시 사기 위험 알림 기능과 거래 이용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네이버카페의 경우, 네이버 채팅 시스템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제재 권한이 중고나라에 없기 때문에 카페 내 사기 조회 서비스와 사기 제보 게시판을 운영하는 것으로 갈음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에게 앱을 통한 안전결제로 거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 ‘더치트’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고거래 피해 건수는 2020년 24만5500건에서 2024년 36만4643건으로 급증했다. 피해 금액 역시 2020년 1862억5천여만원에서 2024년 3565억1000여만원으로 약 2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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