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파장이 일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가 민주당 공세에도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폴리티코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상원의원(미시시피)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헤그세스 후보자가 늦어도 오는 23일 인준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는 공화당 내 찬성표를 하나 더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후보자에 부정적이었던 공화당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아이오와)는 지난 14일 청문회가 끝난 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그간 민주당 설득보다 인준에 필요한 공화당 의원 수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인준을 좌우할 열쇠를 쥔 언스트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확보해 과반을 장악해 헤그세스 지명이 부결되려면 이탈표가 4명 이상 나와야 한다. 공화당 단독으로 그의 인준을 통과시킬 수는 있지만 인준 시기를 서두르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인준 표결엔 상원의원 100명 전원이 참여한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의원은 “우리는 더 많은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고 분명히 입장을 밝혔으며 우리뿐 아니라 공화당 동료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메사추세츠) 상원의원도 상원이 투표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헤그세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의 경험 부족과 여성관, 부적절한 사생활 등을 문제 삼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진 섀인 민주당 상원의원(뉴햄프셔) 등은 헤그세스 후보자가 과거 여성에게 전투 역할을 맡겨선 안 된다고 한 주장 관련 여성 비율이 18%인 현역 군대를 어떻게 이끌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하고 한국을 포함한 동맹이 국방비 지출과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현안 관련 답변서에서 “북한의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status as a nuclear power),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사거리 확대에 대한 집중, 증가하는 사이버 능력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세계 안정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했다.
청문회에선 “동맹과 파트너들의 방위비 지출과 방위 분담금 증가는 우리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다는 걸 보증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단결하며 철통 방어에 나섰다. 위커 의원은 청문회가 헤그세스의 승리로 끝났다며 “지식과 리더십 능력을 훌륭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도 민주당이 헤그세스의 과거 불륜 이력을 맹공격했지만 “이미 초기 논의됐던 문제로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헤그세스가 잘 대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