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심장학회 학술지 최신호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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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가 규칙적인 운동을 유지하거나 시작하면 심장질환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을 치료할 때 쓰는 약이나 방사선 등이 심장에 큰 부담을 주는 데다 암을 일으키는 염증은 심장질환의 발병 원인이기도 한 만큼 암환자는 심장질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데, 운동이 이를 상쇄시킨다는 연구결과다.
17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의 신동욱(가정의학과) 암환자삶의질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미국심장학회 학회지 ‘심장종양학’ 최신호에 암 진단 후 운동을 유지하면 심근경색과 심부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는 정원영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 조인영(가정의학과) 삼성서울병원 암치유센터 교수가 제1저자로,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2016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 26만9943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2만7186명) ▷운동을 시작한 집단(4만4852명) ▷운동을 중단한 집단(3만649명)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집단(16만7256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주 3회, 20분 이상의 고강도로 운동하거나, 주 5회, 30분 이상의 중강도로 운동한 경우를 규칙적인 운동을 한 것으로 보고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을 진단받고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62%로 가장 많았다. 암을 진단받고 난 뒤 되레 운동을 그만 둔 사람도 11.4%나 됐다. 10명 중 7명꼴로 암 진단 후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결과다.
암 진단 이전과 이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연구팀은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심근경색·심부전·심방세동의 위험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규칙적인 운동을 암 진단 전후 모두 유지한 경우 심근경색 위험이 20%, 심부전 위험이 16% 감소했다.
또 암 진단 전에 운동을 안 했더라도 암 진단 후 운동을 새로 시작한 경우 심근경색 위험이 11%, 심부전 위험이 13% 낮았다.
암 진단 후 운동을 중단했더라도 이전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경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20%, 심부전 위험이 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운동을 열심히 한 결과가 암 치료 중 잠시 중단했음에도 심장질환 예방 효과를 보인 셈이다.
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규칙적인 운동이 암생존자에게 심장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암 진단 이후라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관리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치료 전후로 규칙적으로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는 환자는 10%에 불과하다. 많은 암환자들이 체력 및 신체기능 저하, 암 치료 후의 스트레스, 적절한 운동 방법과 양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운동은 암 치료 전부터, 암 치료 중, 암 치료 후까지 계속돼야 한다. 이를 가이드 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열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