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방망이 갖다놔. 잡아 족치면 부정선거 분다” 노상원 공소장 보니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온라인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 모의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1월 ‘롯데리아 회동’에서 군 관계자들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관련해 구체적 지시를 한 정황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문 전 사령관 공소장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11월 17일 오후 3시께 안산 롯데리아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성욱 정보사 대령에게 “부정선거와 관련한 놈들을 다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가 사실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복면 등도 잘 준비하라”며 자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단순한 심문 이상의 고문까지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정 대령에게 “일단 체포 용품을 구입해오면 내가 돈을 주겠다”며 “(김용현 국방부)장관님 지시니 따라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정 대령은 이어 같은 내용을 김봉규 정보사 대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에도 정보사 관계자들에게 “노태악은 내가 확인하면 된다”며 “야구방망이는 내 사무실에 갖다놓아라”라고 지시했다. 그는 “제대로 이야기 안하는 놈은 위협하면 다 분다”라며 직접 심문하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이보다 일주일 가량 앞선 11월 9일에도 노 전 사령관은 안산역 인근 카페에서 문 전 사령관과 김 대령을 만나 “조만간 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며 “부정선거를 규명하기 위해 너희들이 선발해 둔 인원을 데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가서 직원들을 잡아 와야 한다. 노태악(중앙선관위원장)은 내가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에게 체포할 선관위 직원 30여명 명단, 망치·케이블타이 등 체포 준비 물품, 임무 등을 기재한 문건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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