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매티재서 1948년 여순사건 희생자 첫 유해 발굴

21일 개토식

여순사건 유족회 회원들이 광양 매티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광양시 제공]


[헤럴드경제(광양)=박대성 기자] 1948년 10월 19일 발생한 여순사건(여수·순천10·19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이 광양에서도 착수된다.

광양시는 오는 21일 진상면 매티재(진상면 비평리 산116-23번지)에서 여순사건 유족들의 염원인 희생자 유해 발굴을 시작하는 개토(開土)식을 연다고 밝혔다.

여수와 순천, 구례에 비해 광양시는 여순사건 피해자 발굴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가 있었다는 점에서 여수사건 규명 의지가 주목된다.

개토식에는 김기홍 부시장과 이삼희 경남 하동군 부군수, 박현용 여순사건위원회 진상규명과장, 김차진 전라남도 여순사건지원단장, 박선호 광양시 유족대표, 김창문 유족대표 등 시군 관계자와 유족 3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진상 매티재에서의 행사는 희생된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는 개토제와 유해 발굴 시삽이 진행될 예정이다.

광양시와 여순사건 광양유족회는 2023년부터 여순사건 희생자 유해가 묻혀있을 가능성이 높은 매티재 인근을 발굴해 줄 것을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이하 중앙위원회)에 꾸준히 요청해 이번에 성사됐다.

첫 유해 발굴이 진행되는 매티재는 여순사건 당시 광양시 여순사건 희생자 뿐만 아니라 하동군 보도연맹사건 희생자 등이 처형을 당한 장소이다.

사건 발생 당시부터 현재까지 지형이 거의 변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유해 발굴 가능성이 높은 장소다.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8일 매티재 현장 조사를 통해 유해 매장 가능성이 높은 지점을 선정하고, 해당 지점을 중심으로 유해 발굴 작업에 착수할 것을 결정했다. 발굴된 유골은 정밀 감식을 거쳐 유족들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여수·순천 1019 사건은 1948년 10월 19일부터 1955년 4월 1일까지 전라남도 여수, 순천, 광양, 구례, 보성군 일대와 지리산을 낀 전북 남원, 경남 하동군과 산청군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반란군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이 대량 희생된 비극적인 사건이다.

김기홍 광양 부시장은 “이번 유해 발굴은 70년 넘게 훼손된 희생자들의 신원을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유족 지원 사업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상처 치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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