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친구 구하고 숨진 중학생, 마지막 등굣길

저수지 사고 현장 빙판 위에 놓인 국화.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물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고 숨진 중학생이 학교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하늘의 천사로 돌아갔다.

16일 오전 대구 달성군 한 중학교에서 A군의 발인이 엄수됐다. 방학 기간이라 텅 빈 학교에는 가족과 친구, 학교 관계자, 주민 등 50여명이 함께 자리했다.

유족 등은 고인의 영정과 함께 A군이 다녔던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친구들은 눈물을 흘리며 A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발인에 참석한 학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꿈도 아직 제대로 못 펼친 1학년 학생”이라며 “듬직했고 믿음직스러웠던 친구를 보내는 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학교 측은 개학하면 A군에 대한 추모 의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구 달성군 저수지 사고 현장. 대구소방본부 제공


달성군은 A군을 의사상자로 청구하고 대구시 의로운 시민 지정 및 LG의인상 추천도 추진하고 있다. 달성교육재단은 A군에 대한 특별 장학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A군에 대해 달성군이 자체적으로 해줄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학생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했다.

A군은 지난 13일 오후 5시19분쯤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한 저수지 빙판 위에서 친구들과 썰매를 타며 놀던 중 얼음이 깨져 6명이 물에 빠지자 구조활동을 하다 숨졌다.

당시 A군은 낚싯대를 이용해 물에 빠진 친구 2명을 직접 구하고, 다른 친구와 함께 1명을 구한 뒤 마지막 1명을 구하던 중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던 친구 1명은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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