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中에 정보 안 넘긴다” 삼성·LG 안방서 큰 소리

샤오미코리아 설립 후 첫 신제품 론칭 행사
“中과 서버 분리” 정보유출 우려 해소 주력
1~2월 TV 全라인업 출시, 연초 韓 틈새공략
75만원 로봇청소기 시연…전기차 출시 예고


샤오미코리아가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올해 1~2월 한국 시장에서 출시할 예정인 TV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김현일 기자


“샤오미는 해외 서버를 유럽과 싱가포르에 두고 있습니다. 중국으로는 데이터가 전송되지 않습니다.”

중국 샤오미코리아가 한국 시장에서 첫 출사표를 던지며 이례적으로 자사 보안 시스템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 가전은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삼성·LG가 장악한 한국 시장에서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샤오미코리아는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국내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TV, 로봇청소기 등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인사말에서 샤오미 전기차까지 영상과 함께 공들여 소개하며 향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출시 계획도 예고했다.

키코 송 샤오미 동아시아 마케팅 총괄은 자사가 구축한 3중 보안체계를 강조하며 한국 소비자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송 총괄은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기 전 개인 정보를 제거하는 비식별화 과정을 거쳐 익명화해 안전하게 처리한다”며 “구글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해 무단으로 접근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서버를 유럽과 싱가포르에 두고 있으며 중국 서버와는 완전히 분리 운영해 중국으로 데이터 전송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한국 가전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취약한 보안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다수의 중국 기업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로봇청소기의 경우 카메라 센서를 탑재한 채 집안 곳곳을 돌아다녀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로봇청소기 카메라가 자칫 집안을 들여다보는 감시 카메라 역할을 하면서 집안에서 수집한 영상이나 이미지 등 사생활이 무단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중국 에코백스 로봇청소기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런 중국산 가전의 보안 문제를 우회적으로 지적하며 보안 측면에서 우위를 강조해왔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LG전자는 ‘LG쉴드’를 앞세워 외부 해킹으로부터 중요 정보를 보호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기업들도 더 이상 가격 경쟁력에 그치지 않고 보안 시스템에서도 우수성을 강조하며 삼성, LG와 정면 승부하고 있다.

샤오미코리아가 이날 자사 보안 시스템 설명에 장시간 할애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로 평가 받는 중국 로보락 역시 최근 기술 경쟁력에 더해 보안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로보락은 자사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S8 맥스V 울트라’가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즈로부터 사물인터넷(IoT) 보안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한 사실을 영상으로 제작해 ‘로보락 코리아’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대대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도 동일 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한편, 샤오미코리아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샤오미 14T’를 공개하며 삼성 갤럭시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 공략에 본격 나섰다. 가격은 64만9800원(512GB)이다.

갤럭시폰처럼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했으며 화면에서 동그라미만 그려도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제공한다. 자체 ‘어드밴스드 AI’ 기술로 실시간 통역 등 차별화한 AI 기능도 강조했다.

이달 말부터 100인치 4K QLED TV ‘샤오미 TV 맥스(MAX) 100’도 판매를 시작한다. 가격은 299만8000원이다. 이외에도 전 라인업에 걸쳐 TV 신제품을 1~2월 중 한국에서 대거 출시한다. 최저가 제품은 기본형인 32인치 ‘샤오미 TV A 시리즈’로, 18만8000원이다.

업계는 TV 시장의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트렌드에 맞춰 샤오미의 100인치 TV가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도 중국 하이센스와 TCL은 저마다 ‘세계 1위’,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내걸고 자사 초대형 TV를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이센스 직원은 세계 1위를 뜻하는 ‘#1’가 새겨진 뱃지를 착용한 채 관람객을 맞았다. TCL도 98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자사가 세계 판매 1위임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부스 외벽에 새겨넣기도 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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