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요인에 정책 불확실성·무역정책 부정적 변화
‘국제협력’ 강조…금융시스템 안정성 유지 권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보편관세를 추진하고 상대국의 보복조치까지 이어지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최대 0.3%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B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1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가 지난해와 같은 2.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제시한 전망치와 동일하다.
세계은행(WB) [로이터] |
WB는 물가상승률 하락, 통화정책 완화 등이 선진국과 신흥·개발도상국경제를 뒷받침하며 올해 세계경제가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도 직전 전망과 같은 2.7%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몇 년간의 연속적인 외부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전(2010~2019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평균 3.1%로, 올해와 내년 전망보다 0.4%포인트 높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지난 6월 전망과 동일한 1.7%로 전망했다. 올해 미국(2.3%)은 고용시장과 소비 심리 둔화 조짐으로 성장 속도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봤다. 유로존(1.0%)은 투자와 무역 개선, 일본(1.2%)은 자본투자 및 소비자 지출 개선 등으로 성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신흥·개도국의 올해 성장률은 6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4.1%로 내다봤다. 중국(4.5%)은 국내 수요 전반의 약세로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인도·남아시아권(6.2%)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1.6%)는 민간소비와 투자 둔화로 성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유럽·중앙아시아 지역(2.5%)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중대한 리스크로 계속해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WB는 올해 성장률에 대해 “하방요인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요 하방 요인으로는 ▷정책 불확실성 확대 ▷무역정책의 부정적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물가 상승 ▷주요국 경기 둔화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 등을 꼽았다.
특히 이달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보편관세(10%)를 추진하고 다른 나라들이 맞대응에 나서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상대국이 보복하지 않아도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해 세제혜택을 연장할 경우 미국의 성장률은 0.4%포인트 상승할 수 있으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WB는 전망했다.
WB는 무역 분절화와 개도국의 채무 취약성에 대응하려면 국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추진과 금융 감독,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출 합리화와 투자·재정간 균형 등을 통한 재정 지속가능성 달성, 노동 포용성 확대 등도 제안했다.
WB는 매년 2회(1·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여기에 한국 경제전망은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