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장 당선인 회견
“무너진 학교 체육 살리고
강도높은 체육회 개혁 추진
일 잘하는 회장으로 남겠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이 16일 서울 중구 플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호텔에서 열린 당선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체육에도 기적을 일으켜 ‘일 잘하는 회장’으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연합] |
“여기까지 온 게 기적이라면, 이젠 대한민국 체육을 바꾸는 또 다른 기적을 만들겠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승리한 유승민(43) 당선인이 지금까지 보여온 자신의 행보처럼 대한민국 체육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과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자신했다.
유승민 당선인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센트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OC 선수위원으로 일하면서 ‘하드워커’라는 별명이 붙었다. 체육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일 잘하는 회장으로 인정받고 싶다”며 “부지런히 뛰어 침체된 한국 체육 분위기를 되살리는기적을 일으키고 싶다”고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6전6패였던 세계최강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따낸 유 당선인은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3선이 유력한 이기흥 현 회장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기적의 사나이’로 불렸다. 유 당선인은 “체육회엔 강도 높은 내부 개혁이 필요하다”며 첫 일성을 밝힌 뒤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열정을 쏟아부을 문화를 만들지 않으면 변화할 기회를 놓칠 거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유 당선인이 첫손에 꼽는 현안은 ‘학교체육’이다. 그는 “학교 운동부는 선수 수급이 안 될 정도다. 학교체육은 거의 무너졌다. 학교체육만큼은 무조건 되살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2028년 LA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금메달 6개, 10개도 딸 수 있는데 선수 수는 줄어들 수 있다. 다양한 종목의 균형 발전을 위해선 뿌리가 필요하다”면서 “제약이 있다면 어떤 기관이든 찾아다니며 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장미란 차관을 만나 지원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립하고 반목했던 문체부와 체육회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장면이다.
유 당선인 “장·차관님이 ‘유 회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시원하게 말씀해주셨다”며 “장관님이 제 공약에 공감하시면서 특히 학교체육과 지방체육 부분에 대해 많이 공감하셨다. 저는 체육인을 존중하며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또 체육인 출신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종오(국민의힘), 임오경(더불어민주당) 의원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인준받는 즉시 문체위원장님과 여야 간사님들, 위원님들을 찾아봬 현안 관련 조언을 듣고 방안도 제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고 했다.
유 당선인은 “고(故) 최숙현 선수 아버님도 문자를 주셨다. 저도 뵈러 간 적이 있었는데, 여러 사안 때문에 잊힌 것이 아닌가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 선수 인권이 강화되는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달 28일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유 당선인은 “역대 훌륭한 체육회장님들이 계시지만, 그분들을 뛰어넘는 최고 부지런한 체육계 일꾼이 되겠다”면서 “못하면 꾸짖어달라.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이 보이면 채찍질도 해달라. 잘한 것은 부각해달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조범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