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 TR ETF ‘판매 금지’ 직격탄… 6조원 규모 시장이 사라진다 [투자360]

기재부, 7월부터 ‘해외주식형 TR ETF’ 금지
상위 5개 상품 총자산 규모 5.8조
삼성자산운용 “기존 상품 유형 변경 등 검토”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정부의 해외주식형 TR(총수익형) ETF 판매 금지 조치로 인해 약 6조규모의 TR 상품을 굴리던 운용사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당장 7월부터 상품 출시가 어렵게 된 데다가 기존 상품도 운용 전략을 바꿔야 할 판이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7월부터 편입 종목에서 발생하는 분배금을 자동 재투자하는 해외주식형 TR ETF(총수익형 ETF) 상품을 금지한다. 배당소득세 과세 형평성에 따른 조치로,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국내주식형 TR ETF 상품은 허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TR ETF는 이자와 배당 수익이 투자자에게 분배되지 않고 재투자되면서, 해당 수익에 대한 과세가 환매 시점으로 미뤄졌다. 즉, 투자자는 일반 ETF와 달리 이자와 배당 소득세를 지연 내거나 소득세보다 낮은 양도소득세만 부담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국내 소득세법은 집합투자기구가 매년 1회 이상 결산 및 분배를 하도록 하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 예외 규정으로 ETF 지수 구성 종목을 교체함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은 분배를 유보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산운용사들은 그동안 이를 근거로 분배금 재투자가 기초지수의 구성종목 교체에 해당한다고 보고 분배금을 나눠주지 않는 TR ETF 상품을 출시해 왔다.

기재부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이자와 배당을 분배하도록 규제해 발생 시점에서 바로 과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오는 7월 1일 발생하는 배당이나 이자 부분에 대해 적용되기 때문에 지금 (해외주식형 TR ETF를)보유하고 있으면 상반기까지는 그대로 유지하고 7월 1일 이자 배당분부터는 분배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의 해외주식형 TR ETF 규제로 각 운용사는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외주식형 TR ETF의 순자산(AUM) 규모가 5조원이 넘는 삼성자산운용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해외주식형 TR 상품 AUM 상위 5개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TR(H)’ ▷TIGER 미국나스닥100TR(H)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TR‘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TR은 순자산 3조5338억, KODEX 미국나스닥100TR 1조7478억에 이른다. 나머지 운용사의 AUM 규모는 5000억원 미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부터 해외주식형 TR ETF 상품의 수수료를 대폭 낮추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온 만큼 타격이 크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은 두 상품의 총보수를 기존 0.05%에서 0.0099%로 낮췄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입법과 정에서 논의되는 내용 등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유익한 반향으로 기존 상품 유형 등의 변경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재부의 세법 개정안으로 기존 상품을 폐지하지는 않겠지만 기존 해외주식형 ETF 상품과의 차별점이 사라지는 만큼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세법과 충돌하는 소지가 있었던 만큼 기존에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 모든 금융상품은 매년 결산·분배를 통해서 수익에 대해서 원천징수 하는 게 원칙인데 TR ETF는 그 예외 규정을 과도하게 해석해 탄생한 상품으로 논란이 되어왔다”며 “이를 확대 해석해 배당금의 재투자도 지수 종목의 변경으로 보아 분배를 유보함으로써 그동안 세금이연의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이번 조치로 바로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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