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난입해 호송 막아’…尹 지지자 서부지법 ‘일촉즉발’ [세상&]

서부지법서 尹호송 행렬에 지지자 난입
법원 앞, 광화문 일대 등에서 반대 집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출석을 위해 윤 대통령의 경호차량이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이용경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출석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일대는 혼란이 커지고 있다. 수천 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가 모여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한 지지자는 도로에 난입해 윤 대통령의 호송 행렬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앞에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는 지지자들이 몰려 세를 불리고 있다.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부지법 인근에 도착하자 한 지지자는 도로에 난입해 호송행렬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때 이동이 지연되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서부지법 일대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긴장상황이다.

지난 17일 오후 9시께 서울서부지법 앞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있다. 이영기 기자.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의 호송용 승합차는 이날 오후 1시 51분께 법원 앞 도로에 등장했다. 호송차는 경호 차량이 에워싸고 있었다.

일부 지지자는 이동 중인 호송 행렬에 난입해 차량을 막아섰다. 곧 경호처 요원들은 이들을 끌어냈고, 호송차는 오후 1시 54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부지법 일대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6800명이 모였다.

앞서 경찰은 긴장 상황이 고조되자 지지자들을 강제 해산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12분께 “법원 정문 앞은 집회 금지 장소”라며 “미신고 불법 집회를 중지하고 자진해서 귀가해달라”며 1차 해산 명령을 고지했다.

하지만 지지자들의 항의는 이후에도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일부 지지자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경찰에게 욕설을 쏟아내며 순간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이후 세 차례 더 해산 명령을 한 뒤 9시5시분께 기동대를 투입해 강제 해산을 시작했다.

18일 오후 3시께 서울 광호문 일대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용경 기자.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집회 참가자들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서부지법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법원 주변 집회 규모는 커지고 있다.

이날 광화문의 대국본 집회에 참석한 60대 중반 남성 최모 씨(경기도 의정부시 거주)는 “이대로 가다간 자유대한민국이 무너질 거라는 위기 의식을 느껴 집회에 참석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정치사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가장 확실히 수호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상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인데 민주당과 일부 반역 세력들이 대통령을 탄핵하고 대통령 구속이라는 지경까지 오게 했다”며 “당장에 내란죄 구속영장에 대한 기각은 물론 탄핵까지 기각돼 나라가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나선 서울구치소 앞에도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지지자들은 함성을 지르며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 모인 지지자 200여명은 “(구속 영장을) 기각하라”고 연신 외쳤다. 호송 차량이 정문을 지나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지자들은 “즉각 석방”, “영장 무효”, “불법 구금 중단하라”고 소리쳤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1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일부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 다수는 이른 오전부터 서울구치소 앞에서 대기하며 윤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구치소 밖으로 나온 것은 지난 15일 체포돼 구금된 이후 사흘 만이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첫 조사를 받은 뒤 추가 출석 요구를 거부해 왔다.

차은경 서부지법 부장판사는 오후 2시쯤부터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윤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또는 19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이곳 집회 현장에 찾아와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서울구치소 부근에 10개 중대, 약 70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으며 상황에 따라 경력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윤 대통령은 체포 기간 포함 최대 20일간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수사받게 된다. 영장이 기각된다면 윤 대통령은 즉각 석방되고,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는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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