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4분기 영업이익 2천억원대 관측도
석화업계, 경기 침체·中 공세에 적자 행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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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를 이용해 제작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지난해 1~3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주요 정유사와 석유화학기업이 4분기 실적에선 상반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정유사는 정제마진 개선과 환율 효과에 힘입어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반면, 석화 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에 부진이 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1865억원으로, 직전 분기(영업손실 4149억원)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제마진 상승, 겨울철 난방유 수요 증가에 따른 등·경유 마진 강세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증권사들은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 부문(SK에너지) 역시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이 각각 1560억원, 20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직전 분기 61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회복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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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전경. [HD현대오일뱅크 제공] |
앞서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를 포함한 정유 4사는 지난해 1~3분기 합산 1조5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적자 탈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지난해 3분기 배럴당 3.6달러에서 12월 5.3달러로 상승하며 업황 개선을 뒷받침했다. 통상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일 때 손익분기점을 넘어선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4분기에도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석화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중국의 대규모 생산설비 가동으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서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현재 석화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는 손익분기점이 톤(t)당 300달러인데, 2022년 하반기에 최저치에 도달한 후 줄곧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즉, 생산비용에도 못 미쳐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쌓이는 상황이란 얘기다. 국내 나프타분해시설(NCC) 9개 사의 작년 3분기까지 영업적자는 8494억원에 달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38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케미칼 역시 4분기 1611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3분기(영업손실 4136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연간 손실이 8000억원을 넘어설 공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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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제공] |
한화솔루션도 4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케미칼 부문이 부진한 데다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어려움을 겪어 실적 개선이 요원할 것으로 평가된다. 금호석유화학만이 4분기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인 합성고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수익성을 방어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석유화학 시장 침체 속에서 금호석유화학 역시 전년 대비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석화업계뿐 아니라 정유업계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는 실적 반등에도 불구, 업황 개선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석유 수요 감소의 근본적 원인인 글로벌 경기 부진이 길어지며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운영 효율화에 나서는 한편 지속가능항공유(SAF), 액침냉각 등 신사업을 추진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정유업계가 신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가운데, 석화업계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정부도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사업 매각, 인수합병(M&A) 지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다만 이같은 지원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는한 구조적 불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단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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