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클럽’ 롯데百 잠실점, 팝업 효과 톡톡…1년에 600개 진행
이제 ‘브랜드 모시기’ 경쟁…“백화점 3사 동시 제안하는 경우도”
오는 23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되는 ‘붕어몽’ 팝업스토어 모습[현대백화점 제공]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올해도 백화점 팝업 열풍이 이어진다. 이전까지 팝업스토어는 중소형 브랜드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통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백화점이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브랜드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더현대 서울에서 붕어빵 브랜드 ‘붕어몽’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붕어몽’은 프리랜서 모델 김종오 씨가 런칭한 브랜드다.
김 씨는 지난해 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정해인 닮은꼴 붕어빵집 사장님’으로 유명세를 탔다. 서울 관악구 부근 노점상 위치가 공개되자 많은 손님이 몰렸다. 관련 영상은 1000만뷰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초, 노점상 신고로 김 씨는 영업을 중단했다. 현대백화점은 김 씨와 소통해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팝업스토어는 2월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무역센터점에서도 이뤄진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에서 현재 총 4개의 팝업스토어 존을 운영하고 있다. 1년에 400개 이상의 팝업스토어를 전개한다. 지난해 오픈 3주년을 기념해 열었던 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 팝업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 달간 진행한 팝업스토어 매출은 70억원을 기록했고, 방문객은 10만명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패션 팝업스토어의 한 달 매출은 10억원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도 팝업스토어로 고객 모시기에 나선다. 더현대 서울처럼 다른 지점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침에 따라 서울 외 지역 점포에서도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인스타그램 ‘스튜디오 티키타카’] |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을 ‘거점’으로 삼았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롯데월드몰에 유치한 팝업스토어의 영향이 컸다는 후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2년간 롯데월드몰에 600개 이상의 체험형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롯데월드몰 1층 팝업 전용 공간인 ‘아트리움’에서는 10~30대를 겨냥한 체험형 팝업을, 에비뉴엘 지하 1층에서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 ‘더 크라운’을 운영 중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1일까지 롯데월드몰에서 버터소금베이글로 유명한 ‘베이크모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베이크모굴’에서 만든 딸기 크림치즈를 단독으로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
신세계백화점도 강남점을 필두로 팝업스토어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난해 말 ‘오징어게임2’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서울 강남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는 작품 세트장을 재현한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두 지점을 포함해 서울 본점, 광주, 대전 등 전국 5개 점포에서는 300여 개의 컬래버 상품을 판매했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브랜드 모시기’가 한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팝업스토어는 패션 부문에만 한정됐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식품·화장품·아이돌 굿즈로 범위가 확대됐고 인플루언서 팬 미팅의 장으로 활용된다”며 “팝업스토어는 매출보다 집객 효과가 중요해 다양한 접촉을 시도 중”이라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는 한정되어 있어 백화점 3사에서 한 명의 인플루언서에게 팝업스토어를 제안하기도 한다”며 “브랜드나 인플루언서에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식으로 협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