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 등은 올해에도 동결 예정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국가거점국립대학총장협의회(국총협)와 등록금 관련 화상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지방 사립대학들이 올해 학부 등록금을 줄줄이 인상할 전망이다. 정부의 대학 등록금 동결 요청에도 교육대학과 상당수 사립대학이 재정난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사립대학은 5% 안팎으로 이미 인상을 결정했고 올릴지 말지를 고심 중인 나머지 대학들도 인상에 무게를 두며 이달 안에 결정할 방침이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요청에도 지방 사립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결정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4년제 사립대인 단국대는 올해 등록금을 4.95% 인상하기로 했다. 단국대는 지난 8일까지 3차례에 걸쳐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확정했다.
경기 오산시에 있는 4년제 사립대인 한신대는 등록금을 약 5.3% 인상하기로 지난해 말 이미 결정했다. 한신대는 등록금 인상에 따른 학생 대표 측 요구안을 받아들여 추후 약 15억원을 학생 지원 활동 등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영남대도 등록금을 5.4% 인상하기로 했다. 이 대학도 2008년 등록금을 인상한 뒤 이후 이를 동결해 왔다.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도 올해 등록금을 5.48% 인상한다. 2011년 등록금을 3%가량 올린 이후 14년 만이다. 인천지역 사립대학인 경인여대도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3.9% 올리기로 했다,
부산 사립대학들도 올해 등록금을 줄줄이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잇따라 열었던 동의대는 사실상 인상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고, 동아대도 인상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명대와 경성대도 인상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고, 경기 수원시 소재 4년제 사립대인 아주대도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대구지역 대학 중 드물게 4.9%를 인상한 계명대는 올해도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등록금 동결 여부를 논의 중인 다른 사립대학들도 대부분 인상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이다. 대구권 사립대학들도 등록금 인상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도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다. 2012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은 인하대는 지난 8일부터 3차례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진 못했다.
울산 유일의 4년제 사립 종합대인 울산대는 최근 몇차례 회의를 열고 등록금 동결·인상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남대는 학생·학부모 대표·교수·직원·학교 법인 등 심의 위원들의 찬반 의견이 다양해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배재대도 1차 등록금심의위 회의 후 차기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목원대는 오는 20일 첫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고, 건양대도 설 연휴 이후 1차 등록금 심의위를 연다.
청주대, 서원대 등 지방 사립대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등록금을 확정할 계획이다.
여타 국립대보다 낮은 등록금과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지원자 감소로 재정난을 겪는 전국 교육대학교도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부산교육대학교는 전국 교대 10곳 중 처음으로 2025학년도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 등록금과 비교해 5.49% 올리기로 했는데, 이는 등록금을 올릴 수 있는 최대치다.
진주교육대학교도 모집인원 감소로 올해 등록금을 5.4% 인상하기로 확정했다. 2023년 한 차례 등록금을 인상했던 춘천교대는 올해도 등록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청주교대도 등록금 인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다른 교육대학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인상을 전제로 등록금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지방 사립대학과 교육대학들은 그 이유에 대해 십여 년간 이어져 온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난과 학령인구 감소 이로 인한 인재 양성 어려움, 교육환경 노후 등을 꼽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대학 총장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현시점에서 관심을 두는 영역 우선순위(5순위·복수 응답)를 선택하도록 한 문항에서 등록금 인상이 지난해 1월 43.7%에서 올해 1월 55.7%로 12%포인트 오르며 순위가 한단계 상승해 인상 필요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립대와 지방 일부 사립대는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대 충남대 전남대 경상대 등 지역거점국립대학들은 정부 동결 요청에 따라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경대도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고, 한국해양대도 마찬가지로 동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과거 시립대였다가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한 인천대도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와 같이 정하기로 했다.
한경대·한밭대·창원대도 학생·학부모 경제 부담을 덜어주고, 정부 고등 교육정책 방향 부응 등을 위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광주의 조선대는 지난해 15년 만에 학부 등록금을 인상했던 만큼 올해 또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지난 6일 1차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동결을 결정했고 호남대도 등록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