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폭등하더니 50% 급락…“불안해서 못 살겠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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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양자컴퓨터 상용화시대 진짜 왔나”

양자컴퓨터를 놓고, 빅테크 CEO들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관련 발언이 나올때 마다 관련 주식까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자금이 몰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면서 엄청난 주가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다음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구글은 최근 현시점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10의 25제곱 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안에 해내는 양자칩 ‘윌로(Willow)’를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대표적인 양자컴퓨팅 테마주로 꼽히는 한국첨단소재는 17일 거래 시작과 동시에 전 거래일 대비 11.4% 치솟았다가 장중 하락 전환해 0.99% 하락한 7020원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주가 오르내림은 훨씬 극심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올해 7일까지 5거래일 동안 220.89% 급등한 뒤 다음 5거래일 52.4% 수직 하락했다가 15, 16일 이틀간 다시 58.97% 반등하며 커다란 ‘브이(V)’ 자를 그렸다.

다른 관련주 주가 흐름도 비슷했다. 미 증시 대표주인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 주가도 지난해 9월 이후 각각 460%, 1127% 폭등했다.

주가 변동폭이 너무 커지자 관련 주주들은 “불안해서 못 살겠다” “간 떨린다” 등 비명이다. 극심한 변동성에 투자자들은 계속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사진=EPA연합뉴스)


빅테크 CEO들의 상반된 발언이 나올때마다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컴퓨터에 대해 “상용화에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갈 길이 멀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를 ‘양자컴퓨터 준비의 해’로 선포했다. 미트라 아지지라드 MS 기술대표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시대의 초입에 서있고, 향후 12개월동안 양자 연구개발 속도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기업의 의사결정책임자들이 양자컴퓨터 도입을 고려할 때”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앨런 바라츠 디웨이브퀀텀 CEO도 “젠슨 황 CEO의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이 양자컴퓨터를 점검하고 있다


일각에선 젠슨 황 CEO가 양자컴 기업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슈퍼컴퓨터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세계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시장의 9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 양자컴은 이 기술의 대체재이자 보완재다. 전문가들은“양자컴퓨팅은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누리고 있는 사업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양자 기술과 관련해 아직 걸음마 단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글로벌 기술 수준 지도’에 따르면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100점이라고 할 때 한국은 2.3점에 불과했다. 중국은 35점으로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맥킨지는 세계 양자컴퓨팅 시장이 2035년 약 3000조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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