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DP 선방에도 ‘머니무브’ 가속

17일 펀드 설정액 168억원 유출
트럼프 1기때보다 무역 의존 ↑
지방 양회 성장보다 내수 방점


중국 경제가 지난해 GDP 성장률 5%를 기록하며 예상치(4.9%)를 뛰어넘었지만 ‘탈중국’ 머니무브는 가속화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1기 때보다 중국의 무역 의존도가 높아진 데다가 지난해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이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의 GDP 성장률이 발표된 지난 17일 중국 주식형 펀드 197개의 설정액은 7조 6998억원으로 하루 만에 168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한 주 동안에는 424억원의 자금이 중국 증시를 떠났다.

신흥국 중에서 유출 속도도 가장 빠르다. 같은 기간 일본은 67억, 인도는 14억, 베트남은 50억, 브라질은 2억가량의 설정액이 순감소했다. 중국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5.21%로 국가별 전체 수익률(-5.08%)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중국의 GDP 성장률이 목표치인 5%에 도달했지만 높은 수출 의존도를 두고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무역 흑자는 약 1조 달러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수출이 급증한 이유에는 지난해 말 기업들은 관세 인상 가능성을 우려해 재고를 늘리기 위해 중국산 제품의 구매를 서둘렀던 점도 작용했다. 이로 인해 12월 미국으로의 중국 수출은 약 500억 달러에 달하며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GDP 증가도 4분기에 쏠렸다. 중국의 4분기 GDP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로 전 분기(4.6%) 대비 급증했다. ‘반짝 효과’였던 4분기 수출 증가가 오히려 올 초 수요 둔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나온다.

올해 중국 경제의 향방은 각 지방정부의 경제·정책 목표 발표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상 지방 정부의 양회는 3월 예정된 중앙정부 양회의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이정표로 여겨진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지방정부 양회는 오는 춘절 연휴 이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중국 지방 정부의 경제 정책도 ‘성장’보다는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방 정부 9곳 중 5곳은 내수 확대를 1순위로 제시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대한 시급성을 다시 한번 인지한 것”이라며 “나머지 22곳의 지역의 결과까지 종합해 보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9곳 지역의 결과로 2025년 경제 정책 방향성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1분기까지는 이어지겠지만 이후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여의치 않다고 내다봤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이러한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지만 증가했던 수출이 둔화하고, 주택시장 부진의 부담으로 재차 부각되며 이후에는 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무엇보다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정부의 중국 견제가 부담 요인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50bps 이상) 및 지준율 인하와 확장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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