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이어 수출 위해 생태계 조성 목적
글로벌 시장 지속 성장…해외 수주 필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제공]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국형 가스터빈 수출을 위해 가스터빈 분야 선도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협력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외산 가스터빈에 의존해야 했던 국내 시장에서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가 이뤄진 데 이어, 수출 기반까지 닦기 위해 관련 생태계를 조성한단 목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부발전, 중소기업 9개사는 오는 21일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서 ‘가스터빈 수출공동체 팀코리아’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국내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을 위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 참여사들은 ▷가스터빈 전 분야 국내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협업 ▷글로벌 주요행사 시 국내 가스터빈 기술 공동홍보 적극 전개를 추진한단 계획이다. 한 참여사 관계자는 “한국형 가스터빈 수출을 위한 협력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이어 수출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까지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서 브릿지 역할을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관련 가스터빈은 기술 확보가 중요한 과제였다. 이런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우리나라 첫 가스터빈을 한국서부발전의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했다. 발전공기업도 가스터빈 기술 확보를 위해 현장에 선제적으로 국산 기술 적용에 나서며 경쟁력 확보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어 2021년부터 340여개 국내 산학연 기관과 손잡고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 모델을 국책과제로 개발, 2023년 6월 한국중부발전, 보령신복합발전소와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가운데 민관은 새해 수출 공동체를 꾸리며 본격적인 수출 기반 확보에 나섰다. 국내 업체의 가스터빈 사업은 초기에는 국내 수주 위주로 이뤄져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해외 일감을 꾸준히 따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가스터빈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며,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일본 MHPS(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 등 업체가 먼저 자리잡았다. 시장정보업체 ‘HIS Markit’에 따르면 글로벌 LNG 발전 용량이 2024년 2043GW(기가와트)에서 2032년 2434GW로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석탄화력 대체 및 복합 리파워링 15.4GW,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3GW 등 LNG 발전 추가 증설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가스터빈 및 가스터빈에 대한 장기유지보수 서비스 사업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2023년 6월부터 작년 7월까지 발전용 가스터빈을 포함한 주기기 제작·서비스 누적 수주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또한 남부발전과 10년 장기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스터빈 서비스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장기유지보수 서비스사업은 가스터빈 공급 이후 10년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부문으로 평가된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2038년까지 발전용 가스터빈 누적 수주 100기 이상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같은해 가스터빈 서비스 부문 매출 1조원 달성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