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펠로시·젠슨 황, 취임식 안 간다

미셸 오바마, 지미 카터 장례식때도 불참

NYT “펠로시, 트럼프에 적개심 표출”

머스크, 베이조스 등 빅테크 수장들 참석 

20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하는 정치·재계 인사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배우자 미셸 오바마 여사와 민주당의 원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원이 취임식에 불참하고 민주당원들 내에서도 불참 인원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퇴임하는 직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대통령들이 배우자와 함께 참석하는 것이 관례지만 오바마 여사가 불참하게 되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 혼자 참석할 예정이다.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등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다.

앞서 미셸 여사는 지난 9일 워싱턴 DC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대통령 장례식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것을 끝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오바마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 취임식 불참은 평소 미셸이 트럼프에 대해 가져온 불편한 감정 때문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셸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서 트럼프에 대해 “좁은 세계관과 퇴행적 리더십을 보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원의장을 지낸 펠로시 의원의 불참 사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으나, 그간 트럼프 당선인을 대통령직에 어울리지 않는 ‘미국의 오점’이라고 부르는 등 적개심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올해로 84세인 펠로시 의원은 최근 유럽 출장 중 넘어져 고관절을 다친 뒤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른 공식 일정은 모두 소화하고 있다.

이 외로 20명 이상의 민주당원들이 이날 취임식에 불참할 예정이라고 WP는 전했다.

이번 취임식은 해외 정상들에게도 초대장을 보냈지만 불참하는 지도자도 있다. 통상적으로는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정상들을 초청하지 않는 게 미국 관례로 알려져 있다.

초대받은 해외 정상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식에 불참하는 대신 한정 중국 국가 부주석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 부주석은 시 주석을 대신해 공식 의례에 참석하는 등 외교·의전 부문에서 시 주석 보좌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이 외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초청장을 받았지만, 쿠데타 모의 혐의 기소를 앞두고 있고 여권을 압수당해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초청받았지만,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 사이에 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젠슨 황은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이 임박한 지난주 발표된 인공지능(AI) 칩 수출규제에 강하게 반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6일 익명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황 CEO가 이번 주 중국·대만을 방문 중이며 대만계 미국인인 그가 춘제(春節·중국의 설) 때 통상적으로 이런 일정을 소화해왔다며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취임식에 참석하는 해외 정상으로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이 있다. 이들 인사는 모두 우파 성향을 가진 정치인들로, 친트럼프 행보를 이어왔다.

취임식에 모습을 드러내는 빅테크 수장들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부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추 쇼우즈 CEO 등이 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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