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5 국립중앙박물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025년은 국립중앙박물관에 특별한 해다. 1945년 광복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을 인수해 덕수궁 석조전에 ‘국립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을 개관한 지 80주년을 맞는 해이자, 용산으로 이전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목표를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으로 정했고, 충무공 이순신(1545~1598)과 마라톤 영웅 손기정(1912∼2002)을 조명하는 특별전시를 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주요 업무 계획을 20일 발표했다. 박물관은 ‘공감의 박물관’, ‘열린 박물관’, ‘융합의 박물관’, ‘공존의 박물관’ 등 4대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한해동안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양한 문화로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고 함께 호흡하는 박물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충무공 전서 [국립중앙박물관] |
우선 박물관은 광복 80주년과 국립박물관 80주년을 맞아 평화와 국난 극복의 의미를 강조하는 전시를 연다. 오는 11월부터 임진왜란과 관련한 연구·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전란 속에서 평화를 염원했던 인간 이순신을 들여다보는 특별전 ‘이순신’을 개최한다. 7월부터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였던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특별전과 심화 전시도 연다.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아 6~8월에는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에서 전개된 미술 혁신과 변화에 주목한 특별전 ‘조선 전기 미술’이 개최된다. 용산 개관 후 지난 20년간 조사 연구를 통해 가치가 재조명된 소장품 20건을 선정해 이와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커넥트20: 사람을 잇다, 기억을 엮다’ 전시도 7월부터 열린다.
올해 10월에는 박물관의 숙원 사업이었던 보존과학센터가 새롭게 문을 연다. 3차원(3D) 스캔 및 디지털 형상복원실, 재질별 보존처리실, 분석실, 환경실 등을 갖춘 보존과학센터로 디지털과 인공지능(AI)에 기반해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은 2029년까지 어린이박물관을 현재 면적 대비 3배가량 확장 이전하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정선 필 ‘인왕제색도’(국보) 등 250여점이 미국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찾는다. [국립중앙박물관] |
박물관은 올 한해 한국의 미와 멋을 소개하는 데도 주력한다. 고(故)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서화, 도자, 공예, 불교조각 등 250여점이 11월 미국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찾는다. 미국 덴버박물관은 달항아리를 조명하고,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360점의 문화유산으로 한국 문화를 주목하는 전시를 연다.
박물관은 다채로운 세계 문화를 전하는 전시도 준비 중이다. 11월에는 상설전시실에 ‘이슬람실’을 새로 꾸민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등을 전시한다. 르누아르·고갱·반 고흐·마티스 등 세계적 거장의 명화를 소개하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특별전도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은 379만명으로 전년(418만명)보다 감소했다. 다만 소속 기관을 합친 전체 관람객 수(1091만명)와 외국인 관람객 수(35만명)는 ‘역대 최다’라고 박물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