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삼성보다 훨씬 낫다?” 한때 압도적 1위였는데…결국 뺏겼다 ‘충격’

베트남, 4G 미만 통신망 종료…4G 스마트폰 수요↑
베트남서 삼성·중국 기업 중저가 모델 ‘격전’


오포의 ‘A60’ [유튜브 채널 Infofull 캡처]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베트남이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이 2세대(2G), 3G 통신망 종료 절차를 밟으면서, 베트남 내 4G(LTE) 스마트폰 수요가 대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베트남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의 국민 기업으로 불릴만큼 시장을 장악했지만, 중국 제조사의 공세로 오포에 1위 자리를 빼앗기면서다.

베트남 시장의 통신 ‘세대 전환’을 맞아, 1위를 탈환하기 위한 삼성과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중국 제조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정보통신(IT)업계와 베트남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로 베트남의 2G 서비스가 종료됐다. 베트남 정부는 통신사와 협력해 4G 기기 금액을 지원하는 등 국민의 4G 서비스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3G 서비스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7월 베트남 정보통신부는 2028년 9월 종료를 목표로 3G 서비스 철거 절차를 밟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베트남 네트워크별 핸드셋(단말기) 시장 점유율 추이 [카운터포인트리처시 캡처]


이전 세대 통신이 종료 절차를 밟으면서, 4G 단말기로 갈아타려는 소비자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베트남 시장에서 4G 단말기 점유율은 81%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69%) 대비 12%p, 지난 분기(71%) 대비 10%p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 5G 단말기 점유율은 19%로, 전년 동기(31%) 대비 12%p, 지난 분기(29%) 대비 10%p 감소했다.

아직까지 5G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않은 베트남 시장의 특성상, 4G 단말기 수요가 가장 늘어난 모습이다.

시장 전환기를 맞아 베트남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도 요동치고 있다. 다급해진 것은 1위를 뺏긴 삼성이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중국 오포가 베트남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다. 오포(27%)에 1위를 빼앗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1%였으며, 샤오미가 20%로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았다. 4위는 애플(16%), 5위는 비보(6%)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A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의 제조 공장을 운영, 베트남을 핵심 생산 기지로 잡고 동남아 시장에 A시리즈 판매를 확대해 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37%)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2위(17%), 오포는 3위(16%)에 올랐다. 불과 5년도 안 되는 새 중국의 성장세에 따라잡힌 것이다.

비엣텔의 4G 패키지 내 무상 제공 기기에 삼성전자 갤럭시 A04e, 갤럭시 A05가 포함된 모습. [비엣텔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담은 중저가 라인업 ‘갤럭시 A시리즈(이하 A시리즈)’로 1위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3월 A35·A55를 베트남에 선보였다. 해당 제품에 프리미엄 모델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AI 기술을 확대 적용했다.

현지 통신사와 제휴로 기존 출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활로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적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베트남 국영 통신사 비엣텔의 4G 전환 장려 패키지에 갤럭시 A04e·A05 등 저사양 제품을 끼워 넣었다. 지난해 4월 비엣텔은 6개월 이상 비엣텔 4G 패키지에 가입하면 무상으로 기기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제공 기기에 갤럭시 A04e·A05 모델을 포함했다.

오포의 ‘A60’ [유튜브 TechMedia 채널 캡처]


오포·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세도 만만찮다. 오포는 지난해 상반기에 연달아 출시한 A60·레노 시리즈로 점유율 1위 굳히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샤오미도 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워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1월 레드미 노트 13, 지난해 8월 레드미 14C를 베트남 시장에 연달아 출시하면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지난해 12월 카운터포인트는 “지난해 3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200달러(한화 약 29만원) 이하 가격대의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5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해당 가격대에서 샤오미의 레드미 13·레드미 14C가 가장 높은 점유율(27%)을 기록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국민이 반강제적으로 4G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면서, 품질보다는 가격대가 낮은 중국 제조사 스마트폰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며 “AI 탑재 외에도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확실하게 이길 만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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