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인데 혼자 서울 가야 돼요”…고속버스 탄 아이 챙기자 생긴 일

서울행 고속버스에 홀로 몸을 실은 13살 아이에게 저녁과 간식을 베풀자 뜻하지 않은 선물로 되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서울행 고속버스에 홀로 몸을 실은 13살 아이에게 저녁과 간식을 베풀자 뜻하지 않은 선물로 되돌아왔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저씨 아들도 13살이란다’라는 제목으로 고속버스 기사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그는 글에서 최근 대구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운행하며 겪은 일을 소개했다.

글에 따르면 A씨가 버스를 서울 홈에 세운 뒤 손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있던 중 한 중년의 여성분이 다가와 말했다. “기사님 저희 아이가 13살인데 혼자서 서울에 가야 합니다.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아이가 걱정되어 A씨가 ‘서울에 도착하면 누가 기다리나요?’라고 묻자 중년 여성은 ‘누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부탁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A씨는 버스를 출발시켰고, 그렇게 버스를 몰아 환승 휴게소인 선산휴게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13살 아이는 휴게소 공간이 낯설었는지 자리에 앉아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학생~ 저녁 안 먹었지? 아저씨 아들도 13살이야. 이번에 6학년에 올라가”라며 아이를 버스 기사들만 이용하는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그는 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은 뒤 “아직 2시간 20분을 더 가야 하니 이거 먹으면서 가”라면서 초코렛과 물 한 병도 건넸다.

이후 버스는 달리고 달려 서울에 도착했고, 아이는 결국 자신을 기다리던 누나와 만났다. 아이는 버스를 떠나며 수줍은 표정으로 A씨에게 소시지 3개를 선물했다. 일면식도 없는 자신에게 밥과 간식을 건넨 A씨에 대한 아이의 감사 인사였다.

A씨는 “버스에서 내리던 학생이 수줍게 저에게 소시지 3개를 건네주면서 마중 나온 누나 손을 잡고 90도로 인사를 했다”며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행복한 세상이다”, “복받으실 거다”, “요즘 고구마 100개 먹은 기분인데 덕분에 가슴이 따듯해진다”, “혼란한 시국에 따뜻한 글 감사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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