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토허제 풀려도 주공5·은마는 그대로 유지 유력 [부동산360]

서울시, 2월 중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 검토중
다만 재건축 단지들은 개별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집값 자극 우려 탓에 재건축 단지에 대해서는 신중


재건축 추진 중인 잠실 주공5단지 전경.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서울시가 다음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는 재지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 등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 계속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2월 안에 잠실·삼성·대치·청담에 걸쳐 지정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발표하고 즉시 규제를 푸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 지역에 걸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서울시가 2020년 6월 잠실 마이스(MICE)와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 구역 주변의 투기를 막기 위해 지정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 후 5년만에 해제하는데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토허 구역 해지를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특별한 시기에 선택됐던 토허 구역 제도는 해지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지난해 급등세를 보였던 부동산 가격이 지난 2~3개월 정도 하향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고 최근 거래 건수가 월 평균 3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집값 안정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도 운영 효과 분석’에 따르면 국제교류복합지구 일대 집값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후 약 9.5% 하락했지만, 시행 2년 이후부터는 상승 전환해 약 4%의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서울시는 잠실·삼성·대치·청담에 묶어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서도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단지들은 개별적으로 따져 토지거래허가 구역을 곧바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들 지역안에서 정비사업이 추진위원회만 꾸려질 정도로 초기단계여도 토지거래허가제도를 지금과 같이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비사업이 진행중인 단지의 경우 규제를 해제할 때 외부 투기 세력을 유입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신중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건축이 진행중이고 이들 지역안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잠실 주공5단지·우성1·2·3차, 대치 은마·미도 등 재건축 아파트들은 정비구역 지정까지 이미 마친 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재건축 단지가 아닌 잠실동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은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또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전략정비구역과 서울 곳곳에서 진행중인 신통기획·모아타운 구역 등은 토지거래허구역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 역시 정비구역 지정에 따른 것인 만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시,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지방에서도 강남권으로 갭투자 수요가 몰려오며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서울시가 정비사업지들을 예외로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갭투자가 많아졌을 때는 주민들간의 내부갈등이 심해져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기대하며 집값이 소폭 상승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목격됐다.

잠실 주공5단지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1억원 대에 나왔던 전용 76㎡ 매물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기대하며 전부 들어갔다”면서 “집주인들이 (토허제)해제 후 더 높은 호가에 내놓을 목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서울시 전체 면적(605.24㎢)의 10.8%에 해당하는 65.25㎢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장이 지정한 토허 구역은 주요 재건축단지(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인근지역, 강남·서초자연녹지지역, 공공재개발 후보지 16곳, 신통기획 12곳, 신속통합구역 후보지, 선정지 등 총 64.5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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