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에 열리는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헌법재판소 앞은 경계가 강화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김도윤 기자.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일대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후 1시부터 집회를 예고했다. 지난 주말 서부지법 난입을 경험한 경찰은 오전 7시부터 경찰 버스 수십 대를 집결시키는 모습이었다.

헌재 정문에는 경광봉을 든 경찰 10여명이 순찰하고 저지선도 이중으로 설치됐다. 저지선 넘어 법원 정문 앞에도 경찰버스 3대가 주차돼 입구를 막고 있다. 담을 넘어 헌재로 뛰어드는 지지자들을 막고자 헌재 좌·우측 담벽에 경찰 기동대 차량, 스타렉스 차량 등이 줄지어 차벽을 이뤘다. 헌재 앞 도로 4차선 중 2차선은 버스 차벽으로 이용되고 2개 차선만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차벽 트럭’도 여러대 등장했다. 차벽 트럭은 5톤 트럭 옆면에 너비 8.6m, 높이 4.1m의 대형 펜스를 붙이는 방식의 차단 장비다. 평시엔 접혀 있는 펜스를 펼치면 거대한 차단벽이 만들어진다.

21일 오전 8시께 헌재 앞에서 ‘차벽 트럭’이 보이기도 했다. 김도윤 기자.

경찰은 이날 기동대 64개 부대, 4000여명을 배치했다. 인천·강원경찰청 소속 기동대 경력도 배치됐다. 경찰관들은 곳곳에서 A4용지를 들고 충돌 상황 등에 대비한 작전을 논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에 분노한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서 폭력 행위를 일삼았던 터라 오후 집회 분위기를 예의 주시할 예정이다. 시위가 폭력 양상을 보일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계 근무를 하던 한 경찰 관계자는 기자에게 “오늘도 밤잠을 조금 설치고 나왔는데 시민도 경찰도 아무도 다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전 9시부터 헌재 앞에는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소속 회원들이 ‘윤석열 파면 촉구 2만4123인 헌재 시민의견서 참여 캠페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일찌감치 헌재 앞으로 모여든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도 목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