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 소비침체 영향까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감베로 로쏘 – 트레 비키에리 2025’에서 참관객들이 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코로나19 당시 유행했던 ‘홈술’ 문화가 주춤해지고, 소비 침체까지 덮치면서 지난해 위스키·와인 등 주류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4억6211만달러로, 1년 전(5억602만달러)보다 8.7% 줄었다.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 대비 3.9% 감소한 2억4942만달러였다. 와인과 위스키는 2022년 정점을 찍고, 2년 연속 감소세다.
다른 수입 주류도 부진했다. 맥주 수입액은 2억527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5.9% 감소했으며, 소주·고량주·브랜디 등 증류주 역시 1년새 수입액이 3757만달러에서 3614만달러로 3.8% 줄었다. 증류주의 수입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와인·위스키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불황에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타격을 입었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은 고가 와인과 위스키 등 수입 주류 소비를 줄였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 맥주 판매대. [연합] |
2030세대가 예전처럼 술을 즐기지 않는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꺾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연 40~70% 수준으로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데 따른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소비 침체로 수입 주류가 판매되는 레스토랑 등 업장의 영업도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유행하는 일본·대만 위스키 등 일부 품목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일본 위스키와 대만 위스키 수입액은 각각 929만달러, 304만달러로 전년 대비 16.3%, 46.8% 급증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의 히비키·야마자키, 대만 카발란 등 위스키 브랜드 인기가 높아진 결과다.
또 일본 맥주 수입액은 5552만달러에서 6745만달러로 21.5% 증가했다. 미국 맥주는 1694만달러에서 2289만달러로 35.2% 늘었다. 한일 관계 개선으로 판매량이 회복되며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 기린 이치방, 삿포로 등이 골고루 인기를 끌고 있다. 버드와이저로 대표되던 미국 맥주도 최근 구스아일랜드, 코나 빅웨이브, 쿠어스 등 다양한 브랜드가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