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날 코스피, 그의 ‘입’에 좌지우지됐다 [투자360]

관세 관련 행보에 증시 냉온탕
방중 시사 안도감에 보합세 마무리
우주항공·조선 등 수혜株 급등
이차전지·신재생에너지株는 급락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번째 거래일을 맞이한 국내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등락을 거듭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02포인트(0.08%) 내린 2,518.0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13.18포인트(0.52%) 오른 2,533.23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한때 1.13% 강세로 2,548.44까지 올라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인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명한 행정명령에 시장이 우려한 관세 부과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증시가 강한 상승세로 반응했다.

달러 인덱스는 오전 중 108을 하회하는 등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18.8원 낮은 1,432.9원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해 12월 16일 1,428원(주간 장중 저가)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며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기대를 금세 불확실성으로 바꿨다.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식을 갖던 중 캐나다와 멕시코를 상대로 예고한 25% 관세에 대해 “우리가 2월 1일에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다.

보편 관세 공약 역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조속히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코스피는 약세로 급전환했고, 한때 0.48%까지 낙폭을 키우며 25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도 일제히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했다.

장 막판 코스피 지수를 다시 끌어올린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일 내에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언급했고, 이에 국내 증시에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이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결국 보합권으로 장을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증시가 트럼프의 첫날 행보와 발언에 집중하며 등락했다”며 “증시가 불확실성의 정점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740억원 순매도하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549억원, 62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64억원 순매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은 업종·종목별 주가 흐름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운명적 사명’으로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우주인을 보낼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한화시스템(6.54%), AP위성(7.19%), 쎄트렉아이(6.95%) 등 우주항공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이후 원전 관련주인 한전기술(3.72%), 효성중공업(2.08%) 등이 강세를 보였고,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조선주로서 HD현대미포(9.67%), HD현대중공업(6.00%), 한화오션(5.60%) 등도 줄줄이 올랐다.

반면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자 LG에너지솔루션(-4.32%), 포스코퓨처엠(-9.88%), 엘앤에프(-5.68%), LG화학(-4.75%) 등 이차전지주는 ‘된서리’를 맞았다.

그린뉴딜 정책 종료 및 파리기후협정 탈퇴는 한화솔루션(-6.30%), SK이터닉스(-3.33%), LS ELECTRIC(-1.43%), OCI홀딩스(-1.36%)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의 줄약세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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