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사서 앞으로의 변화 대예고
‘국가’, ‘미국인’, ‘위대한’ 자주 언급
1기 보다 ‘국경통제’ ‘전기차 의무화 철폐’ 등 구체화
바이든 대통령 면전에서 비난 수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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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임기 시작을 알리는 취임사에서 ‘국가’를 강조했다. 추상적인 표현이 많았던 2017년 1기 취임사보다 달리 2기 취임사에서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전기차 의무규정 폐지’ 등 자신의 정책을 명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을 비롯해 전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약 30분 동안 취임사를 발표했다. 취임사에 사용된 단어는 총 2879단어로, 1457단어로 구성된 1기 취임사보다 더 많은 표현이 사용됐다.
취임사에 사용된 최다 단어는 ‘국가’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취임사에 국가를 뜻하는 ‘Nation’이 20번, ‘Country’가 17번, 총 37번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내내 국가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위대한 국가”, “우리나라(미국)는 그 어떤 나라보다도 야심 찬 나라”, “우리나라와 같은 나라는 없다”, “미국이 다시 안전한 국가가 될 것” 등 비슷한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다음으로 가장 많았던 단어는 21번 등장한 ‘미국인(American)’이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인들에게 다시 희망을, 번영을, 평화를”, “2025년 1월 20일이야말로 미국인들에게 해방의 날”이라며 자신과 미국인을 엮은 문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1기 연설 때도 미국인이 16번, 국가는 23번 등장했지만 2기 때 더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취임 축하 연설에 53번 등장할 정도로 여러 차례 언급했던 ‘엄청난(Great)’도 10번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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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를 하고 있다. [EPA] |
전임 대통령의 취임사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도 국가를 14번 언급하긴 했으나, 민주주의가 11번, 통합이 11번으로 다른 단어와 비슷하게 사용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People)’을 사용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취임사보다 더 분명하게 자신의 정책을 드러냈다. 1기 취임사에는 ‘이민’, ‘관세’와 같은 정책과 관련된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국경을 되찾을 것이다”, “미국이 먼저다”라는 선언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2기 취임사에서는 자신이 임기 동안 어떤 정책을 실행할지에 대해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취임 첫날, 남부 국경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명령에 따라 그린뉴딜을 종식시키고 전기차 의무 규정을 철폐하고, ‘대외 수입청’ 신설 등을 밝혔다.
그는 취임사에서 “미국의 정부는 단순한 위기조차 국내에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의료, 교육,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NYT는 “미국이 거의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라는 사실을 무시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1기 취임사 표현이 그대로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나 미국사회를 구원할 사람이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표현이 상당히 유사했다. 1기 취임사 초반에 등장한 “오늘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될 것”이라는 표현은 “매우 간단히 말하자면, 미국 우선주의를 하겠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연설 초반에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 의지를 밝히는 취임사 전개 방식도 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