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계엄령 이전(1~11월) 대비 환율 3.61%↑
미국 ETF, 환노출 수익률 헤지형보다 7%포인트↑
“환노출 ETF 투자 추천…미국채 장기물은 헤지형”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서학개미들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1450원대 안팎의 원·달러 고환율 여파로 수익률 달성 난관에 봉착했다. 원화 약세로 환전 부담이 3% 넘게 높아지면서 ‘환율 장벽’이란 2차 관문이 생기면서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이 미국 나스닥,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보다 높지만 미국 투자는 포트폴리오 내 여전히 중요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강달러 전망 속 달러 상승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환노출 상장지수펀드(ETF)도 고려해볼만한 선택지라 조언한다. 미국채 투자 시 장기물의 경우 환율 변동성 대응이 어려운 만큼 환헤지(hedge·위험분산) 상품을 권고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최근 3달 간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환노출 ETF 상품인 ▷TIGER미국나스닥100(11.12%) ▷RISE미국나스닥100(11.12%) ▷ACE미국나스닥100(11.10%)는 모두 11%대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환헤지형 상품인 ▷KIWOOM미국나스닥100(H)(4.30%) ▷TIGER미국나스닥100TR(H)(4.09%) ▷KODEX미국나스닥100(H)(4.05%)는 4%대에 그쳤다.
S&P500 ETF도 마찬가지다. 환노출형 상품인 KIWOOM미국S&P500(8.55%), PLUS 미국S&P500(7.79%)는 8%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헤지형 상품인 KIWOOM 미국S&P500(H)(1.99%), KODEX 미국S&P500(H)(1.43%)는 1%대를 기록했다.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임에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 건 환율 전략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강달러 전망 속 비상계엄령 여파로 국내 정치 불안에 따른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상계엄령 발동 전인 1월~11월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94.7원이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0일까지 평균은 1445.05원이다. 12월을 기점으로 환율이 3.61% 올랐다. 환노출 상품에 투자했다면 환율이 오를 때 달러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환헤지는 환차익을 노릴 수 없는데다 연간 3%가량의 환전 수수료가 붙으면서 수익률이 엇갈렸다.
환율은 다른 지표보다도 개인 투자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통상 환헤지 상품이 권고된다. 그러나 고환율 흐름 속에 환노출 ETF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실장은 “미국경제가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는 상황으로 경쟁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달러자산 상승에 수혜까지 받을 수 있는 환 노출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헤지형은 달러약세, 원화강세를 예측 시 투자하는데 아무래도 국내 환율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어 그때그때 갈아타기가 어려운데다 헤지 비용(수수료) 등 고려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미국채 장기물 ETF는 환헤지 상품이 권고된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지난해 9월 중순 연 3.6%대였지만 최근 연 4.6%대까지 상승했다. 신규 채권 투자 시 매력적인 금리 수준까지 올라온 것이다. 김락 슈로더투자신탁운용 해외운용본부장은 “채권은 지금 금리가 높기 때문에 투자를 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채권 투자 시 환 헤지형이 기본이다. 단기물의 경우 수수료(3% 수준)를 감안해야하지만 10년 물 이상은 환 변동성보다 채권 변동성이 더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커버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