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6/news-p.v1.20250122.fdf8591aee534f21831e222f6f8ed267_P1.jpg) |
송혜교 |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더 글로리’를 끝내고 바로 사랑 이야기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장르물이 너무 재밌었고 관심도 커졌다. 그러다 만난 작품이 ‘검은 수녀들’이다.”
24일 개봉하는 오컬트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배우 송혜교(43)의 연기 변신이 화제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한 소년 ‘희준’(문우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여기서 송혜교는 관습과 금기를 어기면서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와 함께 오로지 희준에 깃든 12형상 악마를 몰아내고 사람을 살리는 데만 진력하는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았다.
무엇보다 검은 수녀복을 입고 절제된 연기를 하는 송혜교의 모습이 잘 어울린다. 목소리는 더욱 깊어졌다.사제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 의식을 진행할 수 없다는 교단의 관습을 깨면서까지 오로지 어린 생명을 살리겠다는 진심이 연기에 잘 녹아있다. 한마디로 연기를 통한 진심 전달에 성공하면서 이제 어떤 장르물도 소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게됐다.
![](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6/news-p.v1.20250122.7cf76f19e2c9433b8b089cfe189453eb_P1.jpg) |
송혜교 |
‘자유로운 영혼’ 유니아 수녀의 캐릭터적인 특성을 단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담배 피는 모습이 첫 장면에 나오는데, 비흡연자인 송혜교는 6개월전부터 담배를 피우며 어색하지 않도록 준비했다.
“담배 피는 게 가짜로 보이면 유니아가 다 가짜로 보일 듯해 친구한테 어색한지 물어보기도 했다. 첫 장면 촬영 때문에 빈 속에 5개비를 폈다. 뒤돌아서니 휘청거렸다.”
‘검은 수녀들’은 10년 전인 2015년 544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격이다. 결말은 더욱더 먹먹해졌으며 숭고한 충격을 선사한다.
![](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6/news-p.v1.20250122.701f5b35251947d3ac40d2526897574b_P1.jpg) |
송혜교 |
뿐만 아니라 신념이 다른 두 수녀, 유니아와 미카엘라가 한 생명을 구하러 의기투합하는 장면과, 주어진 상황과 환경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구마의식 과정의 모습은 지금 우리 현실에 비춰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가톨릭뿐 아니라 무속신앙과 연대하는 절실한 마음은 모든 격식을 초월해 아이 구하기라는 진심을 전달하고 있다.
가톨릭 구마의식은 종교와 관련된 의식이자 서양 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영화 ‘검은 수녀들’이 개봉에 앞서 전세계 160개국에 선판매 되며 글로벌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흔히 오컬트물이라면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무서워서 못보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걱정 할 필요는 없다. 오컬트 장르 입문 정도, ‘순한 맛 오컬트’로 생각하면 된다. 연휴 기간 가족끼리 충분히 볼만하다.
![](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6/news-p.v1.20250122.e24e6848b3c244309faf3533f79b847d_P1.jpg) |
송혜교 |
송혜교는 오랜 기간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2021) ‘남자친구’(2018) ‘태양의 후예’(2016)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그들이 사는 세상’(2008), ‘풀하우스’(2004) 등 적지 않은 멜로물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그리고 2023년, 유년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온 생을 걸고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하는 ‘더 글로리’(2023)는 큰 전환점이 됐다. 장르물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멜로물을 많이 하다 보니 비슷한 것만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이별과 아픔을 담고있는 사랑 이야기는 다 다르지만, 그건 하나다.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끼기도 했고 재미도 덜하니까 시청자들에게도 그렇게 다가갔을 것이다. 연기하는 사람이 그런데, 어떻게 시청자가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럴 때 만난 ‘더 글로리’로 연기의 지루함을 떨치고, 새롭게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
송혜교와 작품을 함께 했던 표민수, 유철용 PD 등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송혜교는 함께 촬영하고 싶은 배우 1순위다. 톱스타이면서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훌륭하며, 대인관계가 좋다. 단체생활에서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또한 친구나 선후배로 삼고싶게 만든다고 했다.
![](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6/news-p.v1.20250122.f0f1bdc190c14e37b086ae693db22a85_P1.jpg) |
송혜교 |
![](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1/26/news-p.v1.20250122.64469ca5464a46f7859b223b5e38e618_P1.jpg) |
송혜교(오른쪽)와 전여빈 |
송혜교는 인터뷰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너무 솔직하다. 답변에는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다. 그가 출연한 ‘유퀴즈 온 더 블록’이 큰 화제성을 보여준 것도 그와 관련이 있다. 강민경 유튜브에 올라온 송혜교 브이로그는 털털하고 솔직한 송혜교의 일상이 더욱더 잘 드러나 있다.
송혜교의 장르 도전 금기와 편견은 깨졌다. 코미디물도 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물에서 송혜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