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거래량 늘지만 금액 규모는 숙제
“올해 적극 투자…중위권 이커머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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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가 올해 한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초저가에 빠른 배송, 셀러(판매자)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최근 CJ대한통운을 통해 국내에서 ‘주 7일 배송’을 시작했다. 국내 물류를 맡고 있는 CJ대한통운이 지난 5일부터 일요일 배송을 가동하면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택배 물량 중 80%는 CJ대한통운이 담당하고 있다. 테무 역시 CJ대한통운과 한진을 통해 물동량을 관리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에 힘입어 그간 단점으로 지목되던 배송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송 경쟁력을 키운 C커머스는 당장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년 이내에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중국 온라인 쇼핑플랫폼 이용 현황 및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9%는 ‘이용에 불만이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불만과 피해사항은 ‘배송 지연(59.5%)’이었다.
C커머스의 배송량은 이미 쿠팡을 제외한 대다수 이커머스를 압도하고 있다. 와이즈앱·굿즈·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1월 각각 717만명, 570만명에서 12월 898만명, 812만명으로 늘었다. MAU 순위는 쿠팡에 이어 2위, 3위다.
다만 초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거래액 규모는 여전히 토종 이커머스에 비해 작다.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신용·체크카드 결제 추정액은 1126억원, 테무는 419억원으로 추정된다. 쿠팡(3조2300억원)은 물론 G마켓(3875억원), 11번가(2845억원), SSG닷컴(2678억원), 옥션(1138억원)보다 아래다.
C커머스도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매출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주 7일 배송에 더해 역직구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한국 셀러를 확보해 점유율을 늘리려는 의도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알리익스프레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전용 상품관인 ‘케이베뉴’를 운영하고 있다. 내달 1일부터 수수료 면제 정책을 종료하는 대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수료 지원 정책을 진행한다. 중국산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신뢰가 높은 한국산 제품을 활용해 거래 규모를 키우는 것이 목표다.
지난 15일부터는 한국 셀러들이 해외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역직구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셀링’을 시행 중이다. 올해 신세계 계열사 G마켓과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글로벌 셀링 안정화에 더해 기존 케이베뉴를 통한 다양한 이벤트와 중소기업 후원 정책으로 국내 파트너들과 상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에서 C커머스의 영향력 확대로 판도 역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C커머스가 공격적으로 투자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 할 것”이라며 “입지를 다진 쿠팡이나 네이버 대신 중위권 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CJ대한통운 터미널 모습.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