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조업 분야 2월 전망치 4년 7개월만 최저치
“당분간 내수 회복 어려울 듯…수출 양극화 지속”
한산한 서울 종로구 식당가가 모습[연합]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국내 소비 부진 등의 영향으로 비제조업 분야의 2월 경기전망치가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 건설, 여가·숙박 등 전체 세부 업종에서 불황이 예상되면서 당분간 내수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은 22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이하 BSI)를 조사한 결과, 2025년 2월 BSI 전망치가 87.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개월 연속 BSI 전망치가 80대로 부진한 건, 2022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연속 5개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BSI 지수는 2022년 4월(99.1)부터 2년 1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1월 BSI 실적치는 87.3로 조사됐다. 실적치 역시 2022년 2월(91.5)부터 3년 연속 부진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2월 경기전망은 제조업(93.0)과 비제조업(81.4)의 동반 부진이 예상됐다.
특히, 내수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비제조업이 더 큰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비제조업 BSI는 지난달(84.9)에 비해 더욱 악화되면서 2020년 7월(72.4) 이후 4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은 ▷정보통신(56.3) ▷건설(76.2) ▷도·소매(83.3) ▷전기·가스·수도(84.2) ▷여가·숙박 및 외식(85.7) ▷운수 및 창고(91.7)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92.9) 등으로 전 업종의 업황 악화가 전망됐다. 모든 업종이 부진한 것은 2020년 7월 이후 4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BSI(93.0)는 2024년 4월(98.4)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으나 전월(84.2) 대비로는 8.8 포인트 반등했다. 반도체 장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6.3)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05.3)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경협은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가 올해 초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철강이 포함된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은 9개월 연속주8), ▷석유정제 및 화학업종은 6개월 연속 지수값 100을 하회했다.
부문별 BSI에서는 특히 내수가 86.2를 기록, 지난 2020년 8월(82.7) 이후 4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87.9)도 지난 2020년 9월(84.6) 이후 4년 5개월만의 최저치로, 코로나 시기 이후 가장 악화된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출(97.5)은 전월(90.2) 대비 7.3포인트 상승하면서 100에 근접했다. 한경협은 연초에도 수출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풀이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과 유가 상승,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심리가 매우 악화되고 있다”며 “기업심리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고용 등 실물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으므로, 소비·투자 촉진을 위한 무쟁점 민생·기업지원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하고, 상법 개정안 등 기업 활력을 저해하는 입법 논의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