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한 농진청장 “변화·혁신 통해 농업·농촌의 미래 신성장 동력 만들겠다 ”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인터뷰
“농업인 소득증대 위해 최선…올해 디지털 육종 기술 본격 추진”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올해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종자산업 혁신을 위해 디지털 육종 기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는 농업·농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22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 한해 농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고품질의 연구성과 창출을 통해 농업인의 소득증대와 국민의 삶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년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권 청장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약 30년간 대한민국의 핵심 농식품 정책을 수립하면서 남다른 지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4년 행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권 청장은 농식품부 축산정책관, 유통소비정책관, 식품산업정책실장, 차관보, 농업혁신정책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면서 농업인, 농업단체 등 현장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농업·농촌의 혁신을 이끌었다.

권 청장은 지난해 발표한 ‘농업연구개발 혁신방안’을 기반으로 올해 10대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육종·스마트농업·기후위기 대응·첨단 기술 연구·지역농업 활성화 등 5대 중점 과제를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권 청장은 특히 종자 개발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종자산업 혁신을 위해 디지털 육종 기술이 본격 추진할 것”이라면서 “올해 ‘한국 디지털 육종플랫폼’ 구축에 이어 2027년까지 59개 품목의 유전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민간에 개방해 첨단 육종 기술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정밀육종은 경험에 기반을 둔 전통적 육종방법을 넘어 유전정보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후변화 및 재배 환경에 적합한 품종을 효율적이고 신속히 육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권 청장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농업 확산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빅데이터 기반으로 작물 생육 환경 데이터를 확보한 품목은 15개지만 올해 21개로 확대할 것”이라며 “9곳의 노지 스마트 농업 시범 지구를 중심으로 자율 주행 트랙터와 드론 방제, 농업용 로봇 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들을 통해 노동력을 30% 절감하고, 생산성을 25% 향상하겠다는 목표다.

권 청장은 또 식량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생산부터 소비까지 연계하는 밀·콩 전문 생산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권 청장은 “제분·제품화·유통시설을 갖춘‘밀 산업 밸리화 시범단지’ 5개소와 생산·수확 후 종합처리·가공품 개발까지 연계하는 ‘콩 자립형 융복합단지’ 6개소를 조성·운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빵, 면 등 소비 용도별로 품질 안정성을 높인 밀 품종, 그리고 재해에 잘 견디며 기계 수확이 원활한 콩 품종을 개발·보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밭 농업 기계화를 사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양파·배추 정식기 등 7종의 농기계를 우선 개발한다. 권 청장은 “오는 2027년까지 무·고구마 수확기 등 4종을 추가로 개발하여 주요 8개 작물의 생산 전 과정에 대한 기계 개발을 완성하겠다”며 “국산 밭 농업 기계의 정밀도와 성능개선을 위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 대학, 연구소 등과 함께하는 밭 농업 기계화 촉진 융복합 민관 협력 협의체를 확대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여름철 배추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권 청장은 “올해부터 현재 40일 정도인 봄배추 저장기간을 약 80~90일 늘릴 수 있는 기술(CA,MA)을 봄배추 비축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등에서 실증해 2026년부터 본격 적용하겠다”며 “고랭지 여름 배추에 빈발하는 씨스트선충과 반쪽시들음병 예방을 위해 ‘토양 병해충 방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국의 해발 400m 이상의 준고랭지 지역에서 여름 배추 재배 확대를 위한 기술 실증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진청은 기후 변화와 이상기상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권 청장은 “일상화된 이상 기상에 대응해 품종 개발과 재배 기술 보급은 물론 병해충 예찰과 신속한 정보 제공으로 예방적 방제를 강화하겠다”며 “기능성 배 봉지, 수확 후 과수 품질 유지를 위한 저장 기술 보급 등 재해 예방과 피해 최소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1962년 4월 설립된 농진청은 농업·농업인·농촌과 관련된 과학기술의 연구개발·보급 및 농촌지도, 교육훈련, 국제협력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세대에 희망을 주는 농업·농촌을 만드는 변화와 혁신의 성과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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